15일 강원도의회 사회문화위원회 소속 도의원들이 강원에프시 특별검사 결과에 대해 질의하고 있다. 강원도의회 제공
도민프로축구단 강원에프시(FC)가 대표 비위 행위 등으로 4년 만에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재발 방지를 약속하며 철저한 대책을 강구하겠다던 강원도에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윤성보 강원도청 문화체육관광국장은 15일 강원도의회에 출석해 지난 8월20일부터 닷새간 실시한 강원에프시 특별검사 결과를 발표했다.
강원도가 이날 공개한 특별검사 결과를 보면, 조태룡 강원에프시 대표는 강원에프시의 광고대행사 대표를 겸직하면서 광고계약을 체결 때 강원에프시 몫으로 받아야 할 구단지급분(500만원 상당)을 사적 용도로 썼다.
또 조 대표는 사용 목적과 증빙서류를 제대로 갖추지 않고 업무추진비를 썼으며, 업무추진비(연 4800만원) 외에 활동비 명목으로 3719만원(387건)을 추가로 지출했다. 업무추진비를 사용하면서 수령 대상자도 지정하지 않고 대표 몫으로 설 선물 등 750만원을 지출했다.
특히 강원에프시는 2016년 7월 취업규정에 의한 소정의 절차 없이 대표 면접만으로 ㄱ씨를 경력직 팀장급으로 비공개 특별 채용한 뒤 8개월 만에 임원인 부단장으로 승인 임용하고, 이사회 결의도 없이 2018년 연봉을 1억5000만원으로 책정했다.
또 강원에프시는 스포츠심리상담 자격증도 없던 내과전문의 ㄴ씨와 연 4000만원의 심리 상담 계약을 체결하고, ㄴ씨가 재무설계사로 근무하는 보험업체를 통해 선수단과 사무국 전 직원을 대상으로 수의계약을 통해 5636만원 상당의 종합보험에 가입했다. 이전까진 선수는 부상에 대비해 상해보험에 가입했지만 사무국 직원까지 보험을 들진 않았다.
이밖에 조 대표가 자신의 동생이 운영하는 호프집으로 인턴사원을 불러내는 등 2차례 사적 심부름을 시킨 것도 확인됐다.
이에 대해 강원도의회의 질타가 쏟아졌다.
장덕수 강원도의원은 “연간 200억원이나 지원하는 강원에프시가 이런 식으로 운영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계 모임보다 못하다. 이런 비위 사실이 조 대표와 맺은 계약서의 계약 해지 조건에 해당하면 도민들이 이해할 수 있는 조처를 해달라”고 주문했다.
권순성 강원도의원도 “총체적인 부실이다. 강원도가 제 역할을 하나? 도민 혈세로 운영되는 강원에프시를 방만하고 나태하게 운영했다”고 지적했다.
김병석 강원도의원은 “전 직원 보험을 들어준 것은 분명 잘못이다. 이거 다 회수해야 한다. 부실투성이로 강원에프시가 운영된 것은 조 대표의 문제도 있지만 관리·감독을 제대로 못 한 강원도의 책임이 더 크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윤성보 강원도청 문화관광체육국장은 “광고대행사와의 계약을 해지하고, 업무와 상관없는 대상자에게 지급된 선물과 보험 등은 환수하고 계약 해지 조처하겠다. 구단 정관과 규정을 정비해 대표이사의 권한을 견제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도의회에는 논란의 중심에 선 조태룡 대표가 모습을 드러냈지만 도의회가 “오늘 자리는 조 대표의 해명을 듣는 자리가 아니다”라며 발언권을 주지 않았다. 조 대표는 “감사결과와 관련해 전혀 소명할 기회를 얻지 못했다. 구단에 관해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밝히고 싶다”며 발언권을 요구했다.
앞서 조 대표는 ‘강원도 특별검사 보도 관련 공식입장’이라는 보도자료를 내어 본인의 비위 의혹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그는 “검사 결과 예산편성도 되지 않은 활동비를 지출한 것처럼 보도됐으나 이는 사실이 아니다. 부임하면서 체결한 임원선임계약서에 따르면 월 400만원의 활동비를 현금으로 받도록 되어 있고 이와 별도로 업무 추진에 필요한 비용을 법인카드로 지출할 수 있도록 명시되어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법인카드로 지출한 업무추진비는 해마다 이사회 승인을 통해 편성되는 예산 범위 내에서 사용했다. 그동안 해마다 강원도의 검사를 받으면서 한 번도 이러한 활동비와 업무추진비 지출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을 받은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자신이 설립한 광고대행사와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강원에프시는 마케팅 제휴계약과 광고후원계약 규정을 어긴 적이 없고, 모든 계약은 합법적인 절차에 의해 체결됐다. 광고대행사를 통해 어떤 개인적인 이득도 챙긴 바 없다”고 밝혔다.
박수혁 기자
ps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