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파주시가 22일 육군 1사단과 통일부 관계자 등을 초청해 파주지역 비무장지대 안 유일한 전망대인 도라전망대 개장식을 열었다.
새로 조성된 도라전망대에서 망원경으로 바라본 남북의 경계선에는 베를린 장벽 같은 거대한 벽도, 흔하디 흔한 철조망도 없었다. 마치 서울과 경기도 고양시를 가르는 경계처럼 ‘안녕히 가십시오’란 문구가 적힌 작은 표지판 만이 달랑 세워져 있을 뿐이었다. 북쪽에서 바라보는 반대편에는 ‘어서오십시오’란 문구가 적혀 있다고 한다.
22일 오전, 새 건물을 지어 북쪽으로 한 발짝 더 다가선 도라전망대에 올랐다. 도라산은 높이가 167m에 불과하지만 야트막한 구릉과 평야 지대에 우뚝 솟아 분단 현장을 둘러보는데 부족함이 없었다. 망원경이 20여개 설치된 새 도라전망대에서는 왼쪽으로 임진각과 파주 운정새도시가 보이고 오른쪽으로 황해북도 개풍군 일대 농촌마을이 한눈에 들어왔다. 개성공단과 북 기정동마을은 물론 송악산 아래 개성시내가 손에 잡힐 듯 선명하게 펼쳐졌다. 북한 주체사상연구소가 있다는 금안골 마을앞 협동농장 주변 들녘에는 노랗게 벼가 여물어 황금물결을 이루고 있었고, 멀리 개성공단 오른쪽에는 송악산을 가운데에 두고 왼쪽에는 덕물산, 오른쪽에는 대덕산 극락봉이 병풍처럼 펼쳐졌다.
파주시는 이날 육군 1사단과 통일부 관계자 등을 초청해 파주지역 비무장지대(DMZ) 안 유일한 전망대인 도라전망대 개장식을 열었다. 새 도라전망대는 옛 전망대에서 동북쪽으로 160m 떨어진 도라산 정상(해발 167m)에 지하 1층, 지상 3층, 전체면적 2143㎡ 규모로 조성됐다. 새 전망대에는 관광객들이 차와 간단한 식사를 할 수 있도록 매점·카페 등 편의시설도 갖췄다. 파주시는 1986년 군사시설로 지어진 기존 전망대가 낡고 비좁아 연간 60만명에 이르는 방문객을 맞기에 부족하다고 판단해 2011년부터 육군 1사단과 협의를 거쳐 2016년 공사에 착수했다. 사업비는 92억원이 들었다.
경기도 파주시가 총 사업비 92억원을 들여 도라산 정상에 지하 1층, 지상 3층, 전체면적 2143㎡ 규모로 새로 조성한 도라전망대 모습.
최종환 파주시장은 기념사에서 “전망대 북쪽으로 개성공단과 송악산, 판문점, 기정동·대성동 마을이 보이고, 남쪽으로 임진각, 엘지디스플레이 산업단지, 북한산까지 바라볼 수 있다. 도라전망대는 앞으로 서쪽 지역 비무장지대 안 최대 생태관광지로 자리매김해 훗날 도래할 평화와 통일시대에 소통과 화합의 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도 파주 도라전망대에서 바라본 비무장지대와 북 개성공단 주변 모습.
주민들은 2000년 남북정상회담 이후 도라산역과 개성공단을 오가기 위해 만든 경의선 도로를 임진각과 통일대교를 지나 판문점과 개성을 잇는 기존의 1번 국도와 구별해 ‘신 1번 국도’라고 부르고 있었다. 1사단 도라산에서 34년간 군복무를 했다는 박상현(64)씨는 “개성공단이 가동될 때는 신 1번 국도가 물품을 실어나르는 트럭들로 붐볐는데 지금은 한산하다. 남북관계가 개선돼 왕래가 다시 활성화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도라산/글·사진 박경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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