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마지막으로 열리는 군산철새축제의 행사장이 될 군산시 성산면 금강철새조망대 모습. 군산시 제공
14년 동안 해마다 빠짐 없이 열린 전북 군산 철새축제가 올해를 마지막으로 사라질 전망이다.
군산시는 그동안 개최여부에 논란이 있었던 철새축제에 대한 폐지여부를 검토한 끝에 올해만 개최하고 내년부터는 열지 않기로 최종 결론을 내렸다고 23일 밝혔다.
이 축제는 금강하굿둑 상류에 해당하는 금강호에 찾아오는 철새를 통해 생태도시라는 군산 이미지를 강화하고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2004년 ‘군산세계철새축제’라는 이름으로 출발했다. 2015년부터는 금강을 사이에 두고 이웃하는 충남 서천군과 상생발전 차원에서 ‘금강철새여행’으로 이름을 바꿔 공동개최해 왔다.
군산철새축제에 방문객이 78만명으로 가장 많았던 2006년 어린이들이 행사장을 보고 있다. 군산시 제공
그러나 해마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하면서 철새가 감상대상 보다는 경계대상으로 떠올라 철새를 소재로 한 축제가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아왔다.
더욱이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 방지를 위해 철저한 통제가 이뤄져 방문객 수도 줄어들었다. 전북은 2014년 1월부터 고병원성 에이아이가 발병했다. 군산시가 집계한 방문객 수는 첫해인 2004년 60만명 이상을 기록한 뒤, 2006년 78만명을 정점으로 2012년까지 10만명 가까이로 떨어졌다. 하지만 2013년에는 8만6천명을 기록하는 등 관람객수가 10만명 아래로 떨어졌으며, 2014년부터는 4만명대를 기록하며 해마다 2만~4만명 안팎에 그쳤다. 다만 군산시와 서천군이 공동개최한 첫해인 2015년에는 7만3천명으로 집계됐다.
관람객 2만여명이 찾은 지난해 행사장의 모습. 군산시 제공
관람객이 감소하면서 군산시는 관련 예산을 삭감하기도 했다. 2004년부터 2012년까지 철새축제 관련 예산이 6억~7억원 정도였으나 2013년부터 2억원대로 떨어지다가 2015년부터는 1억원대로 낮아졌다.
군산철새축제가 처음 열린 2004년의 모습. 군산시 제공
군산 금강철새조망대 관계자는 “조류인플루엔자 때문에 행사 개최시기를 12월 초에서 11월 중순으로 옮기다보니 철새 개체수도 축제기간에 줄어드는 등 여러 문제가 발생했다.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 내년부터는 대규모 축제를 폐지하는 대신 소규모 사계절 체험프로그램을 강화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올해를 마지막으로 제15회 금강철새축제가 11월16~18일 군산 금강철새조망대와 서천 조류생태전시관 일대에서 열린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