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사가 29일 오전 10시 피고발인 신분으로 경기도 분당경찰서 포토라인에 선다. 사진은 2015년 2월4일 당시 성남시장이었던 이 지사가 서울 서초동 법원삼거리에서 청소용역업체 특혜 의혹과 관련해 검찰조사 출석에 앞서 지지자들과 만난 후 입장을 밝히고 있는 모습 김성광 기자 flysg2@hani.co.kr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여배우 스캔들 의혹’과 ‘친형 강제입원 의혹’ 등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29일 오전 10시 경기도 분당경찰서에 출석한다. 피고발인 신분이며, 이른바 ‘종북몰이’로 포토라인에 섰던 2015년과 2016년에 이어 세 번째 포토라인에 서게 되는 것이다.
이 지사 쪽은 24일 "이 지사가 경찰 조사를 받기 위해 29일 오전 경찰에 출석하기로 경찰 쪽과 협의를 끝냈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지난 6·13 지방선거를 전후해 '친형 강제입원', '여배우 스캔들', '조폭 연루설' 등 각종 의혹과 논란에 휩싸이면서 방송토론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해명 또는 반박해왔다.
그러나 거듭되는 의혹 제기와 논란 증폭으로 ‘경기도정을 정상적으로 이끌기 힘들지 않으냐’는 안팎의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따라 이 지사가 이번 출석으로 갖가지 논란을 잠재울 수 있을지와 경찰이 어떤 수사를 벌일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먼저 가장 주목받는 사안은 친형을 강제입원 시키려 했다는 의혹이다. 이 지사가 성남시장 재직 당시 공직의 힘을 빌려 자신을 괴롭혀온 형을 정신병원에 강제입원을 시켰다는 것이다. 이에 경찰은 지난 12일 이 지사의 신체와 자택, 성남시청 사무실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 지사는 최근 경기도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경찰이 오버하고 있다"고 강하게 유감을 표시했다. 특히 이 지사는 경찰이 ‘망신주기 수사’를 위해 일부 사실을 왜곡해 압수수색영장을 받아냈다는 의혹도 제기한 상태다.
경찰은 또 이른바 '여배우 스캔들' 의혹’에 대한 조사도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자신과 연인 관계였다고 주장해온 배우 김부선씨는 물론, 김씨를 지지하며 의혹을 증폭시킨 소설가 공지영씨에 대한 조사를 진행한 바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지사는 최근 배우 김씨가 신체 특징까지 언급하며 연인 관계였다는 주장을 펴자, 병원에서 스스로 신체 검증을 받는 등 적극적인 반박 공세를 폈다.
이 밖에 성남시장 재직시절 기업을 압박해 성남시민프로축구단(FC) 광고비를 강제로 집행했다는 의혹과 조폭 연루설 등에 대해서도 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이지만, 이 지사는 그동안 공개적으로 여러 가지 문제에 대해 반박이나 해명, 의견을 표명한 적이 많아 사실관계에 대한 조사보다는 주로 법리 검토가 진행될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이와 관련해 경찰은 “선거사범 공소시효(12월13일·선거일로부터 6개월) 만료 전까지 신속하고 공정한 수사를 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어, 이번 조사를 끝으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것으로 보인다.
이 지사는 측근을 통해 “정치인이 되고 온갖 누명과 루머, 정치권의 압력에 의해 수사기관의 포토라인에 세 번째 서게 됐다. 이번이 마지막 수모이길 바란다”고 심경을 전했다.
앞서 바른미래당 성남적폐진상조사특위는 지난 6월 10일 △방송토론 등에서 형(이재선씨·사망)을 정신병원에 강제입원시키려 한 의혹(직권남용 등)과 배우 김부선씨 스캔들 의혹을 부인한 혐의(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 △자신이 구단주로 있던 성남시민프로축구단(FC)에 여러 기업이 광고비 명목으로 160억원 이상을 지불하도록 한 특가법상 뇌물죄(또는 제3자 뇌물죄) 등을 들어 이 지사를 고발한 바 있다.
한편, 이 지사는 2015년 2월4일 통합진보당 쪽의 지원을 받았다는 의혹을 산 성남시 한 청소업체에 특혜를 줬다는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해 “이재명이 종북이면 박근혜는 고정간첩”이라는 쓴소리를 내뱉은 바 있다. 또 2016년 10월4일 보수단체의 고발(사회관계망서비스를 이용한 불법선거운동 혐의)로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출석해 포토라인에 서기도 했다.
김기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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