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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전국일반

코레일유통, 말로만 사회적기업 지원?

등록 2018-10-25 15:16수정 2018-10-25 22:14

전주역 제과업종 입점공모에 기존업체 추가 선정
사회적기업 비계량평가서 최고점 받고도 탈락
코레일 “국가계약법 따라 최고가 입찰”
전주역사안 상업시설 모집에서 기존업체의 매장과 고작 10여m 떨어진 곳에 동일업체의 새 매장이 선정됐다. 오른쪽은 새 매장이 들어설 곳으로 영업준비중이라는 안내가 있다.
전주역사안 상업시설 모집에서 기존업체의 매장과 고작 10여m 떨어진 곳에 동일업체의 새 매장이 선정됐다. 오른쪽은 새 매장이 들어설 곳으로 영업준비중이라는 안내가 있다.
“전라선 전주역사 안에 전체 상업시설의 50%(4곳 중에서 2곳)를 한 회사에 준다는 게 형평성에 맞나요? 그것도 같은 업종의 품목을 말입니다. 더욱이 매장간 떨어진 거리가 10여m에 불과합니다. 관련 업계 종사자와 3년을 기다렸어요. 정말 부당합니다.”

전주비빔빵을 만드는 사회적기업 ㈜천년누리푸드 장윤영 대표의 호소다. 그는 전주역사 안에 입점할 상업시설 선정기준이 중복업체가 선정돼 형평성에 문제가 있는 등 제품 자체 보다는 자본의 논리에 치우쳐 있다며 선정기준을 변경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코레일유통은 전주역사 안에서 종전 던킨도너츠가 운영하던 자리(면적 60.4㎡)에 새 업체 입점을 위해 지난 4일 ‘제83차 전문점 상업시설 운영 제휴업체 모집공고’를 내고, 역사안 종합제과 업종 입점대상자로 이 지역에서 유명한 ㄱ업체를 최근 선정했다. 최종 심사에는 천년누리푸드를 비롯해 ㄱ업체, ㄴ업체 등 3곳이 올랐다. 심사는 콘텐츠·마케팅 등을 평가하는 비계량평가(20%)와 코레일에 내야 하는 수수료·계약보증금 등을 비교하는 계량평가(80%)로 나뉘어 이뤄졌다.

비계량평가에서 천년누리푸드는 평균 17.6점, ㄱ업체 17.2점, ㄴ업체 16.4점이었다. 그러나 계량평가에서 천년누리푸드는 코레일에 지급해야 할 입점수수료 하한선 기준(20%)에 가까운 20.8%를 제시한 반면, 최종 선정된 ㄱ업체는 훨씬 높은 36.0%를 제시했다. 계약보증금 제시 비율도 2배 이상 차이가 나 결국 계량평가에서 천년누리푸드는 52.0점, ㄱ업체는 80.0점 만점을 받았다. 전주역에는 현재 상업시설 4곳(편의점 제외) 가운데 카페·김밥집 2곳이 있고, 이번에 선정된 ㄱ업체가 매장 1곳을 운영 중이다.

지역에서는 “전주역이 서울·용산·부산·대전역 등 다양한 점포가 들어갈 수 있는 곳도 아닌데, 입점기회를 기다리는 관련 종사자들한테는 형평성 위반이고, 승객들에게는 제품 선택권 마저 빼앗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코레일(한국철도공사)은 지난 8월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과 사회적경제기업 지원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내용은 △코레일이 보유한 역내 유휴공간과 판매장 등 유무형 자산을 활용한 판로지원 △사회적경제 사업모델 발굴·창업활동 지원 등으로 협력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협약이 결국 생색내기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전주역
전주역
코레일유통은 이에 대해 “공공기관으로서 국가계약법에 따라 최고가 입찰을 진행하는 게 원칙이나, 사업특성을 감안해 비계량평가에 그나마 20%를 배정한다. 이번에 선정된 매장의 운영은 코레일유통으로, 기존의 코레일 자산임대 매장과 운영주체가 다르며, 형평성 무시 얘기는 민원인의 일방적 주장”이라고 해명했다.

새 상업시설이 들어설 전주역사 안 해당 매장은 현재 영업준비 중이라는 안내가 있다.
새 상업시설이 들어설 전주역사 안 해당 매장은 현재 영업준비 중이라는 안내가 있다.
장 대표는 “고용과 재무제표 등 계량수치는 20점에 묶어 버리고, 수수료 중심의 수치만 80점으로 4배를 할당하고 있다. 우리가 매월 수수료로 900만~1400만원을 제안했는데, 이는 사실 과거 심사기준의 평균 이상을 내는 것으로 적은 액수도 아니다. 지금과 같은 방식이라면 소규모 사회적기업들은 제품 경쟁력이 있어도 매장에 입점이 불가능하다. 기존 매장의 중복 입점이 가능한 기준을 바꿔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회적기업 천년누리푸드는 노인·장애인·청년 등 40명을 고용해 지역 농산물로 전주의 특성을 살린 비빔빵 등을 만들며 지난해에 한국사회적기업상(성장부문)을 받았다.

글·사진/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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