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파주, 고양 등 수도권 서북부 지역을 중심으로 말라리아 환자 발생이 크게 늘면서 2012년 이후 6년째 중단된 남북 공동방역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6일 질병관리본부 질병보건통합관리시스템을 보면, 지난 1월부터 이날 까지 약 10개월간 발생한 전국 말라리아 환자 수는 모두 571명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지난해 1년간 발생한 환자 수 515명보다 10%가량 늘어난 수치다.
국내 말라리아 환자는 경기 320명, 인천·서울 각 83명 등 전체의 85%가 수도권에서 발생했다. 특히 파주 67명, 고양 58명, 양주 38명, 김포 32명 등 경기 서북부 접경지역 4개 시·군에 전체 환자의 3분의 1이 집중됐다.
국내 말라리아 환자는 2007년 2227명에 달했으나 2008∼2011년 남북 공동방역을 하면서 2012년 542명, 2013년 445명까지 큰 폭으로 줄었다. 그러나 2012년 남북관계 경색으로 말라리아 방역물품 지원사업이 중단되면서 다시 증가해 2015년 699명까지 늘었다. 현재 말라리아 남북 공동방역은 유엔 대북제재 문제로 순수한 물품 지원만 가능한 상황이다.
경기도는 현재 북한과 말라리아 공동방역을 위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르면 내년 상반기 중 사업을 재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경기도 관계자는 “내년 6~7월께 말라리아 남북 공동방역을 다시 시작하면 국내 말라리아 환자 수는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내 발생 말라리아는 고열과 오한 등 감기와 유사한 증세가 3일 간격으로 나타나는 삼일열 말라리아로, 열대지방에서 발생하는 열대열 말라리아와 달리 치사율은 높지 않다.
박경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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