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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뢰더 전 독일 총리 “과거 기억은 미래세대를 위한 것”

등록 2018-10-30 17:36수정 2018-10-30 17:44

외국 전직 총리, 첫 제주4·3평화공원 방문
위패봉안실·행방불명인 표지석 등 둘러봐
“기억하고 추모해야…미래세대는 부채감 가져야”
쉬뢰더 전 독일 총리 부부가 30일 오후 제주시 봉개동 제주4·3평화공원 내 행방불명인 표지석 조각상을 만져보고 있다.
쉬뢰더 전 독일 총리 부부가 30일 오후 제주시 봉개동 제주4·3평화공원 내 행방불명인 표지석 조각상을 만져보고 있다.
“역사의 어두운 면을 추모하고 기억하는 하는 이유는 미래의 역사가 밝은 역사가 되기를 바라기 때문입니다. 어두운 역사를 기억하려 하지 않고 잊어버리려고만 한다면 미래세대의 역사가 암울할 것입니다.”

게르하르트 쉬뢰더 전 독일 총리가 30일 오후 제주시 봉개동 제주4·3평화공원을 찾아 위패봉안실과 행방불명인 표지석 등을 둘러봤다. 지난 5일 결혼한 김소연씨와 함께 방문한 쉬뢰더 전 총리는 방명록에 “희생자의 존엄성을 갖도록 추모하는 것은 폭력 당국에 항거하고 부당한 판결을 극복할 수 있게 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적었다. 외국의 전직 총리가 제주4·3평화공원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쉬뢰더 전 총리는 “지난 29일 시작된 제주4·3 수형 희생자들의 재심 재판을 알고 있다”며 “독일에도 비슷한 과정이 있어서 잘 이해하고 있다. 당시 불법적이거나 부당하게, 혹은 법적인 절차를 제대로 거치지 않은 채 재판을 통해 형을 선고받은 사람들에 대해서는 당연히 재심이 이뤄지고 다시 판단했으면 좋겠다”며 재심 재판의 의미를 강조했다.

쉬뢰더 전 독일 총리 부부가 30일 오후 제주시 봉개동 제주4·3평화공원을 둘러봤다.
쉬뢰더 전 독일 총리 부부가 30일 오후 제주시 봉개동 제주4·3평화공원을 둘러봤다.
쉬뢰더 전 총리는 “법원에서 재심 절차를 개시한 것 자체가 당시 재판 절차와 내용을 검토하려는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이해한다. 부당한 법의 심판은 부당한 채로 내버려둬서는 안 된다”며 ‘4·3 수형 희생자’들의 재심 재판에 많은 관심을 나타냈다. 민주주의를 꽃피우는 것은 부당하게 내려진 판결을 그대로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도 했다.

쉬뢰더 전 총리는 4·3평화공원 방문 소감을 묻자 “폭력은 절대로 공권력에 의해 자행돼서는 안 된다는 점을 추모하고 상기할 필요가 있다. 또 미래세대는 희생된 분들에게 부채감을 가져야 한다. 미래세대는 국가의 분단에 항거하고, 이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희생된 분들에게 빚을 지고 있다. 부당한 판결에 대해 재심 재판을 하는 분들에게도 4·3 당시 죽은 이들의 희생이 고려돼야 한다”고 말했다. 쉬뢰더 전 총리는 “우리가 기억하고 추모하는 이유는 그러한 폭력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부채의식을 갖기 위한 것이다. 4·3평화공원의 행방불명인 표지석과 조각상들이 인간의 존엄성을 잘 표현하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글·사진 허호준 기자 hoj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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