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음란물 유통 방치 혐의받는 양 회장
폭행 등 ‘만행 영상’ 공개로 중한 처벌 될 듯
경찰 “폭행과 상해·강요·협박 혐의 적용 검토,
합동수사팀 꾸려 범죄행위 철저 수사 예정”
청와대 국민청원에 ‘엄중 처벌하라’ 글 쇄도
<뉴스타파>가 31일 양진호 회장의 동영상을 2차로 공개하면서 국민적 공분이 높아지고 있다. <뉴스타파> 공개 동영상 갈무리
양진호 한국미래기술 회장의 폭행 동영상이 공개돼 파문이 일고 가운데, 수사에 나선 경찰의 행보가 주목된다. 탐사보도전문매체 <뉴스타파>가 31일 2차로 공개한 영상에서 양 회장이 위디스크 직원 워크숍 자리에서 일본도와 석궁으로 살아있는 닭을 죽이도록 강요한 사실이 추가로 확인되면서,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는 “양 회장의 만행을 엄하게 처벌해야 한다”는 글이 쇄도하고 있다.
양 회장이 실소유주로 알려진 ‘위디스크’가 음란물 유통을 방치한 혐의(전기통신망사업법 위반 등)를 잡고 수사를 벌여온 경기지방경찰청은, 양 회장의 충격적인 폭행 영상이 공개되자 폭력과 상해죄 등의 적용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앞서 지난 9월 영상물 유통 플랫폼인 웹하드 사업체들의 음란물 유통 혐의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위디스크 사무실과 양 회장의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다. 또 공개된 영상이 제3자에 의해 촬영·보관된 점으로 미뤄 양 회장 측근들의 범죄 혐의가 있는지도 살펴볼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공개된 영상이나 양 회장의 음성을 들어보면, 단순 폭행보다는 상해죄와 강요·협박 등의 혐의가 적용될 수도 있다. 또 민사적 문제이긴 하지만, 초상권이나 인격권의 문제도 따져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경찰은 합동수사전담팀을 꾸려 양 회장의 폭행 사건 등을 수사할 계획이다. 경기남부청 관계자는 “그동안 사이버수사대를 중심으로 ‘웹하드 수사티에프(TF)팀’을 구성해 그를 수사해 왔다”며 “이번에 폭행 등 논란이 새롭게 불거지면서 수사팀에 광역수사대 형사를 추가로 투입해 합동수사팀을 꾸리기로 했다. 불법 영상물 유포 등 불법행위와 폭력 행위 등 각종 범죄행위에 대해 철저히 수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뉴스타파>는 지난 30일 직원 폭행 영상을 공개한 데 이어 31일 오전 양 회장이 2년 전 강원 홍천 위디스크 연수원에서 진행한 직원 워크숍 현장을 담은 영상을 추가로 공개했다. 영상에서 양 회장은 살아있는 닭을 석궁으로 쏘는가 하면, 직원에게도 석궁을 줘 닭을 잡게 했다. 직원이 석궁 다루기를 어려워하면 "XX야, 장난해?" 등의 욕설과 비난을 쏟아냈다. 일부 직원에게는 산 닭을 일본도로 베라고 강요하기도 했다.
이밖에 <뉴스타파>는 중년 남성 직원들에게 머리를 초록색, 빨간색 등으로 염색하도록 강요하고 술자리에선 화장실을 가지 못하게 막으며 토할 때까지 술을 먹였다는 내용도 보도했다.
양진호 회장의 폭행 영상을 본 시민들이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 양 회장을 엄하게 처벌하라는 글을 잇달아 올리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갈무리
이런 영상이 공개되면서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에는 “3년이란 시간이 지났으나 양진호 한국미래기술(위디스크) 회장도 수사를 피해갈 수 없도록 해야 한다. 어떠한 사과조차 보이지 않았기에 그 악랄함은 매우 크다. 한 사람의 행복을 짓밟은 그를 수사해달라”고 호소하는 글이 올라왔다.
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셜록X뉴스타파] ‘몰카제국의 황제’ 양진호 “닭을 죽여라!” 공포의 워크숍 영상[셜록X뉴스타파] ‘몰카제국의 황제’ 양진호 폭행 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