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최초의 산불 협업조직인 ‘강원도동해안산불방지센터’ 개소식이 11월1일 강릉시 주문진읍 임시사무소에서 열린다. 사진은 동해안에서 발생한 산불을 진화하는 모습. 강원도청 제공
재난성 대형 산불이 자주 발생하는 강원 동해안에 산림·소방 등 관련 전문가들이 뭉친 ‘산불 어벤저스’가 뜬다.
강원도는 11월1일 강릉시 주문진읍 임시사무소에서 ‘강원도동해안산불방지센터’ 개소식을 연다고 31일 밝혔다. 이날 개소식에는 최문순 강원지사와 김재현 산림청장 등 유관기관·단체 등 2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동해안산불방지센터는 전국 최초의 산불 협업조직이다. 강원도와 동해안 6개 시·군, 산림청, 산림항공본부, 기상청 등 9개 기관 산불 관련 인원 22명이 24시간 3교대로 근무한다.
기존에는 산불 위험시기에 기관별로 비상 근무를 했고 근무 체계도 서로 달라, 산불이 발생했을 때 상황 공유가 미흡하고 신속한 대처가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번 센터 출범으로 산불 진화의 주력수단인 진화 헬기 투입 과정이 획기적으로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금까지 진화 헬기를 띄우려면 ‘시·군→강원도 상황실→산림청 상황실→항공본부→항공관리소’까지 4단계를 거쳐야 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센터가 항공관리소에 요청하면 바로 헬기를 띄울 수 있게 된다.
또 산불현장 지휘도 전문성이 없는 시장·군수나 강원지사가 아니라 산불·소방 등 전문인력이 함께 근무하는 센터가 직접 할 수 있어 일사불란한 지휘가 가능하다. 산불 진화 업무뿐 아니라 예방과 복구 등 산불 관련 업무를 센터가 총괄하기 때문에 현장에서의 혼란도 줄어들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동안 강원도 동해안은 지형적 특성으로 발생하는 강한 바람과 험준한 지형 탓에 산불이 발생하면 확산 속도가 평지보다 8배나 빨라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다.
2005년 4월에는 양양에서 대형 산불이 나 천년고찰 낙산사가 불에 탔고, 지난해 5월에는 강릉과 삼척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로 산림 1017㏊와 주택 36채가 불에 타 38가구 81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2013년부터 지난 10월까지 발생한 산불만 470건에 이른다.
소기웅 동해안산불방지센터 소장은 “산불이 발생했을 때 진화를 위한 통합지휘소 역할을 충실히 해, 보다 신속하고 유기적인 대응으로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센터 임시사무실은 강릉시 주문진읍 국립수산과학원 동해연구소 양식시험장이며, 신청사는 내년 착공해 2021년 완공될 예정이다.
박수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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