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철도(KTX) 세종역 신설 논란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충북도가 세종역 해법으로 전철과 고속화도로를 제안했다. 세종과 오송역을 오가는 전철을 놓고, 세종~오송~청주공항 간 고속도로를 설치해 접근성을 높이자는 것이다. 충북도가 세종역 신설 반대 뜻을 고수하는 가운데 내놓은 첫 공식 제안이어서 눈길을 끈다.
이시종 충북지사는 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세종시 주민들의 극심한 교통 불편이 KTX 세종역 요구로 비화했고, 나아가 천안~남공주 간 KTX 단거리 노선까지 요구하는 결과를 불렀다. 충청권을 포용하고, 상생하는 명품도시 세종을 위해 전철·고속화도로 등을 건의한다”고 밝혔다.
먼저 세종 주민 불편 해소를 위해 기존 간선 빠른 버스(BRT)와 별도로 오송역~세종시 간 전철 등 교통수단 보강과 세종~오송~청주공항 간 고속화도로 건설을 제안했다. 그는 “세계 대부분 나라가 행정수도와 관문 공항은 고속도로, 관문 역과는 전철·버스 등으로 연결돼 있는데 지금 우리 행정수도와 관문 공항은 고속도로가 없다. KTX 세종역 논란의 발단도 오송역을 세종시 관문 역으로 정착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이 지사는 전철, 고속도로 설치와 함께 청주공항 저비용 항공사 설립 인가 등을 지난 2일 이낙연 국무총리를 통해 정부에 공식 제안했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또 최근 충청권 인구 쏠림 등 세종시 블랙홀 현상을 경계했다. 그는 “세종시가 주변을 포용하는 명품도시가 되는 게 포용 국가 정신인데, 최근 수도권이 아닌 충청권에서 세종시로 빨대 현상이 극심하다. 세종이 충청과 함께 가지 않고 혼자 가려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고 꼬집었다.
오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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