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기씨 총장 복귀로 심각한 학내 갈등을 겪다 지난 8월 정상화된 강원 원주의 상지대가 다음달 3일부터 사흘간 직선제로 총장을 선출하기로 했다. 특히 이례적으로 구성원 중 학생 투표 반영 비율을 전국 사립대 최고 수준인 22%까지 높여 눈길을 끈다.
교수협의회와 총학생회, 노동조합이 꾸린 ‘상지대 대학자치운영협의회’는 6대 민주총장 선출을 위한 직선제 투표를 12월3일부터 5일까지 실시한다고 6일 밝혔다. 12월5일 투표가 끝나면 즉시 개표를 하고 결과에 따라 당선인을 결정할 참이다.
상지대는 지난달 11일 1차 회의를 시작으로 지난 4일 15차 회의를 열어 직선제 투표 방식에 대한 논의를 진행해왔다. 관심을 모았던 구성원 참여 비율은 교수 70%, 학생 22%, 직원 8%로 결정됐다.
최근 총장 비리 등으로 직선제가 도입된 성신여대가 교수 76%, 학생 9%, 직원 10%, 이화여대는 교수 77.5%, 학생 8.5%, 직원 12% 등으로 선거를 치른 것과 견주면 상지대의 22%에 이르는 학생 참여 비율은 총장직선제를 도입한 사립대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다.
더불어민주당 박경미 의원이 지난달 9일 공개한 ‘사립대 총장 선출 실태 전수조사’ 결과를 보면, 전체 138개 사립대 가운데 교수와 학생, 직원이 모두 직접선거에 참여하는 곳은 2곳에 불과하다. 반면, 대학 구성원 참여 없이 학교법인이 총장을 일방적으로 임명하는 ‘완전임명제’가 72%(99곳)에 이른다.
김종상 상지대 총학생회장은 “이번 총장직선제 합의는 상지대가 표방해 온 민주대학, 학생중심대학의 교육 가치를 실현했다는 점에서 상당한 의미가 있다. 참여 민주주의가 점차 확산하는 시대적 흐름을 고려할 때 일방적인 총장 선출보다는 구성원 모두가 함께 선거에 참여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말했다.
상지대는 6일 선거공고를 시작으로 12일까지 후보자 등록을 받는다. 선거운동 기간은 14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다. 상지대가 총장직선제를 도입하기로 한 것은 1955년 개교 이래 처음이다. ‘비리사학’의 대명사였던 상지대는 옛 재단 인사들이 물러난 뒤 지난해 8월부터 학교 민주화에 앞장선 정대화 교양학과 교수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됐다.
박수혁 기자
psh@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