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사람중심 미래교통 북구지역 시민모임 주최로 열린 필리버스터 행사에서 한 시민이 지하철 2호선에 반대하는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시민모임 제공
광주 지하철 2호선 건설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12시간짜리 ‘필리버스터 홍보전’을 펼쳤다. 이들은 마이크를 잡고 릴레이로 발언하는 방식으로 지하철 2호선 건설 반대 이유를 생생하게 전달했다.
사람중심 미래교통 북구지역 시민모임은 8일 아침 8시부터 광주 북구청 소녀상 앞 인도에서 ‘지하철 2호선 건설 반대 필리버스터 행사’를 열었다. 필리버스터는 다수당의 일방적인 법안 처리를 막기 위해 장시간 발언으로 시간을 끄는 의회 운영 절차다. 북구지역 시민모임은 이 형식을 빌려 필리버스터 행사를 열었고, 시민 연사 8명이 12시간 동안 거리에서 ‘릴레이 발언’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광주 지하철 2호선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12시간 동안 릴레이 발언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되는 필리버스터 행사 홍보물.
시민들은 20~30분씩 지하철 2호선 건설에 반대하는 이유를 자유롭게 설명했다. 민중 가수 주하주씨는 지하철 2호선을 반대하는 가사를 기존 노래에 붙여 들려주기도 했다. 이들은 지하철 2호선에 반대하는 가장 큰 이유를 ‘가성비’(가격 대비 효율성)을 들어 설명했다. 지하철 1호선 통행분담률이 3.2%에 불과한데 2조 579억원이 투입되는 2호선이 건설되면 한 해 적자 폭은 1318억원으로 는다는 것이다. 정달성(39) 생활정치발전소 소장은 “2조 579억원을 투입되는 지하철 2호선이 무인 운전에 ‘달랑 2칸짜리 36개 좌석의 경전철’이라는 점을 집중적으로 알리고 미래세대에게 빚을 남겨줘서는 안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말했다.
지난 10월 초부터 한달여 동안 거리 피케팅을 했던 정달성(39) 생활정치발전소 소장.
북구지역 시민모임이 ‘필리버스터 행사’를 연 것은 이번이 두 번 째다. 앞서 시민모임은 지난 1일 15명의 시민이 지하철 2호선에 반대하는 의견을 쏟아냈다. 시민모임의 강선양(46)씨는 “지하철 2호선 건설이 문제라는 점을 시민들에게 알리고 싶었다”며 “일단 지하철 2호선 건설을 중단한 뒤 인권도시 광주에 적절한 미래 교통대안을 찾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1일 광주 북구청 소녀상 앞 광장에서 열린 1차 필리버스터 행사의 진행 상황을 적은 현황판. 시민모임 제공
광주 지하철 2호선 건설 여부는 시민참여단의 찬반 투표 결과에 따라 결정된다. 종합토론은 오는 9일부터 1박 2일 동안 진행되며, 찬반 투표는 10일 열릴 예정이다. 신선호 사람중심 미래교통 시민모임 공동대표는 “광주시의 일방적인 홍보와 공론화위원회의 자율성에 대한 무기력한 태도 등을 문제점으로 지적할 수 있지만, 공론화 취지에 따라 찬반 여부와 상관없이 그 결과에 승복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정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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