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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랑’ 남·북 따로 가면 발병난다…“유네스코 문화유산 공동 등재를”

등록 2018-11-09 15:48수정 2018-11-09 20:39

강등학 강릉원주대 명예교수, 9일 아리랑 활로 모색 제안
한국민속학자대회 10일까지 인천광역시 일대에서 진행
강등학 강릉원주대 명예교수가 9일 인천광역시 인천무형문화재전수교육관에서 열린 2018 한국민속학자대회에서 아리랑의 남북 변모실태와 활로 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한국민속학회 제공
강등학 강릉원주대 명예교수가 9일 인천광역시 인천무형문화재전수교육관에서 열린 2018 한국민속학자대회에서 아리랑의 남북 변모실태와 활로 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한국민속학회 제공
“남한과 북한의 ‘아리랑’은 이질적이서 문화공동성을 잃었어요.”

강등학 강릉원주대 명예교수는 9일 인천광역시 인천무형문화재전수교육관에서 열린 2018 한국민속학자대회에서 ‘분단 전후 아리랑의 전개 국면과 민족공동체 복원을 위한 아리랑의 활로 모색’이라는 주제의 기조발표를 통해 이렇게 지적했다. 강 교수는 이날 분단 이전과 이후 아리랑의 변모상과 활로를 찾는 방안 등에 대해 설명했다.

아리랑은 강원도 동부 산간지역에서 불리던 향토민요였다. ‘아라리’, ‘엮음아라리’, ‘자진아라리’ 등3종이 대표적이다. 19세기 중반 서울에도 아리랑이 유행했다고 한다. 아리랑은 경복궁 중건 때 부역꾼들에게 인기가 있었다고 한다. 아리랑을 대중민요의 수준으로 끌어올린 곡은 ‘아리랑 타령’이다. 사당패가 ‘아라리’를 재창작한 것이다. 이 노래가 유행한 뒤 ‘강원도 아리랑’, ‘해주아리랑’, ‘진도아리랑’, ‘밀양아리랑’ 등이 나왔다.

2018 한국민속학자대회는 9~10일 인천광역시 일대에서 ‘황해에서 경계를 넘어선 한민족을 보다’라는 주제로 진행된다.
2018 한국민속학자대회는 9~10일 인천광역시 일대에서 ‘황해에서 경계를 넘어선 한민족을 보다’라는 주제로 진행된다.
하지만 이들 노래는 아리랑타령의 인기를 넘지 못했다. 아리랑이 새로운 국면을 맞은 것은 1926년이다. 영화 <아리랑>의 주제가인 ‘아리랑’은 ‘자진아라리’를 새롭게 편곡한 것이다. 강 교수는 “이 영화가 크게 성공해 주제가가 인기를 끌면서 삽시간에 ‘아리랑타령’의 인기를 능가해 ‘서울아리랑’ 또는 ‘대표 아리랑’, ‘아리랑’이 되었다”며 “당시 민족공동체의 현실적 정서가 함축된 사회적 성격을 아울러 지니게 되었다”고 말했다. 남북이 민족 공동체를 의식해 국제적 스포츠 행사 때 함께 부르는 노래도 ‘대표 아리랑’으로 불리는 아리랑이다.

해방 이후 아리랑 콘텐츠는 남북 양쪽 모두 문화예술 전 분야에서 다양하게 축적됐다. 남한의 아리랑은 민요, 대중가요, 민중가요 등 세 범주로 존재하지만, 그 수급은 대중가요를 중심으로 전개됐다. 강 교수는 남한에선 ‘아리랑 목동’(박단마·1958)처럼 “한동안 감성지향이 주도하다가 1980년대부터 의식지향이 활성화되었다”고 지적했다. ‘홀로 아리랑’(한돌·1989)처럼 1980년대 이후엔 의식지향이 나타난다.

북한에선 감성지향과 의식지향의 아리랑 등이 존재한다. ‘서울 아리랑’의 가사 중 ‘수심이 많다’를 ‘꿈도 많다’로, ‘계룡산’을 ‘백두산’으로 바꾸기도 했다. 강 교수는 “북한에선 기존 가사를 원칙으로 삼으면서도 필요에 따라 개작해 의식지향의 성향을 부여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군중가요 아리랑엔 ‘통일아리랑’, ‘강성부흥 아리랑’ 등이 있다. 강 교수는 “북한의 군중가요 아리랑은 남한의 문화취향에 섞이기 어렵다”며 “또 남한의 대중가요 아리랑 중에도 락, 힙합, 댄스 등의 아리랑은 북한의 문화취향에는 이질적”이라고 지적했다.

9~10일 인천광역시 일대에서 ‘황해에서 경계를 넘어선 한민족을 보다’라는 주제로 열리는 2018 한국민속학자대회 홍보물.
9~10일 인천광역시 일대에서 ‘황해에서 경계를 넘어선 한민족을 보다’라는 주제로 열리는 2018 한국민속학자대회 홍보물.
분단 이후 아리랑은 남한과 북한에서 각각 다른 방식으로 전개돼 왔다. 특히 남북은 각각 따로 아리랑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했다. 남한의 아리랑은 ‘아리랑, 한국의 서정민요’라는 이름으로 2012년에 등재됐다. 북한의 아리랑은 ‘조선민요 아리랑’이라는 명칭으로 2014년에 등재됐다. 강 교수는 “먼저 남북의 아리랑 연구자와 문화전문가들이 참여해 남북 아리랑의 상호 접점을 모색해야 한다”며 “남북의 아리랑 사업은 아리랑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단일화 작업으로 출발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제안했다. 한편, 2018 한국민속학자대회는 9~10일 인천광역시 일대에서 ‘황해에서 경계를 넘어선 한민족을 보다’라는 주제로 진행된다. 인천광역시·국립민속박물관이 주최하고 한국민속학술단체연합회·인하대 아시아 다문화융합연구소·인천대 인천학연구원이 주관한다. 이윤선 한국민속학술단체연합회장은 “북한을 포함한 지역민속의 씨줄과 날줄을 주목하고 새로운 평화의 시대 빗장을 민속학의 이름으로 열어 젖히자는 취지로 이번 학술대회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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