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지방환경청이 대암산 용늪 생태복원 사업을 끝내고 13일 오후 2시 현지에서 준공식을 연다. 사진은 대암산 용늪 생태복원 사업 조감도. 원주지방환경청 제공
람사르 협약 국내 1호 습지이자 국내 유일 고층습원인 대암산 용늪이 6년간의 대수술 끝에 생태계를 회복했다.
원주지방환경청은 13일 오후 2시 강원도 인제 서화리 대암산 용늪(해발 1280m)에서 ‘생태복원 사업 준공식’을 연다고 12일 밝혔다. 이날 준공식에는 원주지방환경청장과 육군 21사단장, 인제군수, 양구군수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대암산 용늪은 조름나물과 기생꽃, 삵 등 다수의 멸종위기야생동식물과 비로용담과 금강초롱 등 한국특산종이 서식하는 자연자원의 보고로 평가받고 있다. 1997년 국내에서 처음으로 ‘람사르 습지’로 등록됐으며, 1999년에는 국내 유일 고층습원의 가치 등을 인정받아 ‘국가 습지 보호지역’으로 지정됐다.
하지만 용늪 바로 위에 있는 군부대 탓에 습지가 육지화되는 등 위기가 찾아왔다. 비만 오면 군부대 연병장 등에서 흙과 모래가 쓸려 내려와 습지를 메우며 용늪이 점차 육지가 됐다. 군장병 100여명이 화장실과 음식 조리 등으로 배출하는 오수는 용늪을 오염시켰다.
원주지방환경청은 2013년부터 국방부와 협의해 해당 군부대를 다른 곳으로 옮겼다. 기존 군부대 건물 등은 철거했다. 철거된 군부대 건물이 있던 곳엔 가는오이풀과 솔체꽃 등 용늪에서 자생하는 식물 8만7000본을 심었다. 비만 오면 용늪으로 흙탕물을 흘려보내던 연병장은 인공습지로 변신했다. 용늪을 살리기 위해 6년 동안 총 사업비 58억원이 들었다.
용늪 생태계 복원을 위해 인근 냇강마을 주민들도 힘을 보탰다. 주민 20여명은 원주지방환경청의 도움을 받아 용늪 자생식물을 증식·재배하는 일을 맡았으며, 군부대 건물이 철거된 뒤 직접 식물을 옮겨 심었다. 이런 공로 등을 인정받아 인제군은 지난 10월 람사르 습지도시로 인증받는 성과를 거뒀다.
박연재 원주지방환경청장은 “이번 생태복원지를 지속해서 살펴 용늪에 토사 등 오염물질이 유입되지 않도록 하겠다. 용늪 생태계 건강성 유지를 위해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대암산 용늪 습지보전에 기여한 공로로 정대겸 21사단 소령이 환경부 장관 표창을, 이원희 냇강두레농업협동조합 사무국장, 최칠길 아름조경 대표가 원주지방환경청장 표창을 받는다.
박수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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