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리 아차산 일대에 ‘고구려 역사공원’ 들어선다

2021년 개장 목표 박물관·민속마을 등 조성
광개토대왕함 퇴역하면 기증받아 전시 추진

광개토대왕의 동상과 복제비가 세워져있는 경기도 구리시 광개토광장 모습. 구리시는 아차산 일대에 고구려 역사공원을 조성할 예정이다. 구리시 제공

고구려 유물과 유적이 다수 출토된 경기도 구리시 아차산 일대에 고구려 역사공원이 조성될 예정이다.

구리시는 2021년 개장을 목표로 아차산 153만㎡에 토지매입비 등 600억원을 들여 고구려 역사공원을 추진한다고 13일 밝혔다.

공원 내부에는 아차산에서 출토된 유물이 전시될 박물관과 고구려 민속마을, 체험시설 등이 들어선다. 특히 민속마을은 1500여년전 고구려의 수도인 평양성을 축소해 재현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시는 한국형 구축함 1호인 광개토대왕함이 퇴역하면 기증받아 고구려 역사공원 내 박물관에 전시하겠다고 최근 해군 쪽에 제안했다. 안승남 구리시장은 지난 5일 자매결연 부대인 해군 제1함대 광개토대왕함을 방문해 천정수 사령관을 만나 “수명이 30년인 광개토대왕함이 그 임무를 다하면 건립 예정인 고구려기념관에 전시해 역사수호, 독도영유권 확립, 태극기사랑운동의 상징물로 대표되는 랜드마크로 육성 발전시키고 싶다”고 밝혔다. 광개토대왕함은 1996년 대우중공업 옥포조선소에서 진수된 뒤 해상작전 운용시험을 거쳐 1998년 7월 해군에 인도된 한국산 구축함 1호다. 길이 135m, 높이 36.5m, 폭 14.2m로 총 286명이 승선할 수 있다.

구리시는 내년 상반기까지 이런 내용이 담긴 기본계획을 마련하기로 했다.

아차산 시루봉 일대에서는 성곽의 일종인 보루 등 군사 시설물을 비롯한 다양한 고구려 유적과 유물이 발견됐다. 고구려는 남진 교두보로 465년부터 아차산 일대에 군사 진지인 보루를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551년 백제와 신라 동맹군에 의해 북으로 후퇴하기 전까지 76년가량 사용한 것으로 학계는 추정하고 있다.

구리시는 이를 계기로 2008년 아차산 자락에 고구려 대장간 마을을 세우고 시내에는 광개토대왕 동상과 복제비를 세웠다. 고구려 대장간 마을은 고구려·말갈·거란족 철제소 구조물, 거믈촌장집, 몽골촌 등을 갖춰 고대 철기 문화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영화와 드라마 촬영지로 인기를 끌고 있으며 최근 개봉한 영화 ‘안시성’의 일부장면이 촬영되기도 했다. 광개토대왕비 복제비는 중국 지린성에 있는 진짜 광개토대왕비와 같은 높이 6.39ｍ, 무게 42t 규모로 4개 면에 역시 같은 내용의 1802자가 새겨져 있다.

구리시 관계자는 “아차산 일대는 고구려의 기상이 깃들어 있는 유적이 많다. 역사교육시설과 체험·여가 공간을 조성해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박경만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