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소방본부는 내년까지 아날로그 방식의 무전기를 도청이 불가능한 디지털 방식의 무전기로 바꾸기로 했다고 14일 밝혔다.
부산시 소방본부가 사용하고 있는 무전기는 모두 2200여대인데, 이 가운데 아날로그 방식의 무전기가 822대다. 나머지는 디지털 방식 무전기다. 시 소방본부는 올해 276대, 내년에 546대를 디지털 방식의 무전기로 교체할 계획이다. 새 무전망과 제어장치 설비 등을 정비하면 디지털 방식의 무전기 기반이 완료된다. 디지털 방식의 무전기는 주파수를 맞아도 암호화 보안 장치가 있어 도청이 불가능하다.
아날로그 무전기는 주파수 탐색 기능이 있는 장비를 이용하면 도청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장례업자나 견인차량 등에서 소방당국의 무전기를 도청하는 범행이 이어졌다. 지난 8월에는 119구급 무전망을 도청해 주검 운구와 장례를 선점한 장례업체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고, 지난해에도 소방당국의 무전을 도청한 장례업체 일당이 경찰에 적발됐다. 부산시 소방본부는 소방 무전 도청을 막으려고 아날로그 신호를 바꾸는 방법으로 무전망 보안을 강화하기도 했지만, 기술 불안정성 때문에 사용을 중단한 바 있다.
시 소방본부 관계자는 “디지털 방식의 무전기는 무전망 보안은 물론이고 지휘관이 우선하여 말하는 기능이 있다. 2016년부터 단계적으로 시작해 내년이면 디지털 방식의 무전기로 모두 교체한다. 디지털 방식의 무전기에는 위치추적 기능도 있어 현장에서 소방관 안전 확보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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