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의 이주민을 위한 사법통역 전문교육이 진행된다.
부산·경남 이주노동자 인권단체 ‘이주민과 함께’ 독립 부설기관인 ‘링크’의 이주민통번역협동조합은 12일부터 한 달 동안 부산진구에 있는 사무실 강당에서 사법기관 관련 통역 전문교육을 한다고 15일 밝혔다. 링크는 이주민 통번역센터다. 이주민과 함께는 2010년부터 이주민을 위한 통·번역 체계를 짰고, 2013년 독립 부설기관으로 링크를 만들었다. 링크에는 이주민 50여명이 통·번역 활동을 하고 있다. 협동조합은 2016년 만들어졌다.
교육은 사법체계, 법학개론, 판례, 수사절차, 모의재판, 법원견학, 사법통역 이론과 실제 등 강의로 구성됐다. 법무법인 부산, 공익법센터 어필의 변호사와 이화여대 통번역대학원 교수 등이 강사로 나선다. 법원과 경찰서에 등록 통역을 맡은 8개국(베트남, 중국, 몽골, 러시아, 네팔, 우즈베크, 인도네시아, 필리핀) 이주민 21명이 사법통역 교육을 받을 예정이다.
링크 이주민통번역협동조합은 “이주민의 사법통역 수요는 늘어나는 추세다. 전국의 1심 형사공판에 기소된 외국인 수는 2012년 3200여명에서 2014년 3800여명으로 늘었다. 임금체불 등 민사사건 등을 포함하면 그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이어 “그동안 법원, 검찰, 경찰 사법기관은 서류심사로만 후보를 추린 뒤 임의로 사법 통역인을 선정해 사법통역의 질이 담보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았다. 그나마 최근 법원에서 통역 인증제 도입 논의 등 사법통역 전문성을 높이려는 노력이 보여 다행”이라고 덧붙였다.
링크의 한아름 센터장은 “이주민의 법적 권리를 보호하고, 공정한 수사와 재판을 받을 수 있도록 정부 차원의 사법 통역인 전문교육과 자격인증제도 도입이 시급하다. 사법통역의 공정성과 정확성을 높이기 위한 장치도 필요하다. 링크의 사법통역 전문교육이 마중물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부산/김영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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