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지역 여성단체 12곳의 회원들이 19일 전남도의회 앞에서 여성 비하 발언으로 말썽을 빚은 전남도의원의 제명을 촉구하고 있다. 전남여성복지시설연합회 제공
‘평생 여자를 모셔본 적이 없다’고 막말을 한 전남도의원이 여성단체와 지역주민한테 제명 요구를 받고 있다.
전남지역 여성단체 12곳은 19일 전남도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남도의회 김용호 의원이 과연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인지 묻고 싶다”며 도의회의 제명을 촉구했다. 이들은 또 이용재 의장을 면담하고 도의회의 품격을 지키기 위해 김 의원을 퇴출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들은 “여성을 비하한 막말과 명패를 걷어찬 폭력은 여성을 항상 ‘을’로 보는 인식을 드러낸 추태였다. 성평등한 전남을 이루는 데 걸림돌인 김 의원을 즉각 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민주주의를 실천하는 의회의 기능을 제대로 실현할 수 있도록 수준 미달, 자격 미달인 김 의원은 당장 사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수아 전남여성복지시설연합회 사무국장은 “이런 의원이 있는 한 전남이 성평등 정책을 추진하기 어렵다. 피해자 보호에 소극적인 도의원들한테도 젠더 감수성을 키우는 성평등 교육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회견에는 전남여성복지시설연합회와 광주전남여성단체연합,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 전남북제주광주권역, 전남여성장애인연대, 목포여성의전화, 목포젠더연구소, 목포인권평화연구소, 목포여성문화네트워크, 행복누리, 한국와이더블유시에이전남협의회, 성폭력추방을 위한 함평·장성군대책위 등이 동참했다.
앞서 무안 서북지역발전협의회도 지난 16일 기자회견을 열어 김 의원의 퇴출을 요구했다. 피해자인 이 아무개 위원장의 지역구 주민인 이들은 김 의원의 비상식적인 행태를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며 이렇게 주장했다.
도의회는 20일 김 의원 징계보고서를 의장 명의로 본회의에 상정한다. 보고서가 제출되면 도의회 윤리위원회는 공개사과, 공개경고, 출석정지, 제명 등 징계수위를 결정해 전체 의원 투표에 부치게 된다.
더불어민주당 전남도당도 직권조사를 진행한 뒤 김 의원을 도당 윤리심판원에 회부하기로 했다.
김 의원은 지난 8일 열린 행정사무 감사 도중 이 위원장이 자신의 질문 시간을 제한한다는 이유로 위원장 책상 위에 놓인 명패를 걷어찼다. 또 지난 7월 개원 이후 수차례에 걸쳐 이 위원장한테 “평생 여자를 모셔 본 적 없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라는 막말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김 의원은 “일부 발언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하고 있다.
안관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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