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고양시 민원콜센터 상담원들과 전국민주연합노조가 21일 고양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콜센터 상담원들이 저임금과 열악한 근로조건에 시달리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국민주연합노조 제공
100만 고양시민의 고충을 상담하는 경기도 고양시 민원콜센터 상담원들이 최저임금 수준의 낮은 임금과 무한경쟁 평가제에 따른 업무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민주노총 전국민주연합노조와 정의당 고양 노동위원회는 21일 고양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고양시 민원콜센터 상담원 38명이 올해 계약서보다 10% 가량 적은 금액의 기본급을 용역업체로부터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고양시 민원콜센터 용역을 맡은 효성아이티엑스가 고양시와 맺은 계약서상 기본급은 173만2380원이지만, 실제 지급한 금액은 2017년 136만원, 2018년 157만4000원으로 계약서보다 월 37만2천원, 15만8380원이 각각 적었다고 노조 쪽은 밝혔다.
업체는 기본급을 적게 주고 남은 돈으로 만근수당, 근속장려금, 성과상여금을 지급하고, 관리자 7명에게 매달 시간외 수당으로 209만2000원, 기타 수당 75만원 등을 지급했다. 특히 올해 최저임금이 대폭 인상되자 매달 450만원씩 지급해오던 근속장려금을 36만원으로 삭감해 기본급에 편입시켰다고 노조는 주장했다.
노조는 이어 효성아이티엑스가 상담원 1인당 월 6만5000으로 산정된 복리후생비와 회의비도 대부분 매니저 등 관리자들의 회식비 등으로 사용하고 상담원에게는 볼펜 한 자루도 지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조합원들은 이밖에도 이중 삼중의 모니터링과 동료간 무한경쟁 평가제로 엄청난 심리적 압박과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콜센터는 관리자들이 매달 개인별, 팀별로 평가한 결과에 따라 상담원들에게 개인별로 5만~15만원씩의 성과급을 차등 지급하고 있다.
고양시청 제1별관에 자리한 고양시 민원콜센터는 2008년 설립 이후 10여년 동안 효성아이티엑스가 줄곧 운영을 맡아왔다. 올해 계약금액은 18억2316만원이다. 모든 장비와 시설은 고양시 소유이고 상담원 38명과 관리자 7명이 업체 소속이다.
고양시 민원콜센터는 한국표준협회로부터 KS인증을 받았으며, 8년 연속 우수콜센터로 인정되는 등 다른 지방정부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어왔다.
한종훈 민주연합노조 고양지부장은 “정부 방침에 따라 계약은 중소기업중앙회의 보통인부 노임단가를 기준으로 체결해놓고 지급은 제맘대로 하고 있다. 계약서대로 임금을 지급하고 동료간 무한경쟁 평가제를 시정해달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고양시 관계자는 “중소기업 노임단가에 맞춰 직접인건비를 일괄 계산해 설계한 뒤 낙찰받은 업체에서 근속연수 등 자체 기준에 따라 기본급, 수당 등을 차등 지급한 것”이라며 “기타 간접비용 사용에 대해서는 사실관계를 확인해 문제가 있으면 시정 조처하겠다”고 말했다.
박경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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