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영역을 태양광 발전 분야로 확장하고 있는 한국농어촌공사의 최규성(68) 사장이 취임 4개월 전까지 태양광사업체 대표로 재직했고, 아들과 측근들이 지금도 이 회사를 운영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농어촌공사 등에 따르면 최 사장은 지난 2월 농어촌공사 제9대 사장으로 취임하기 4개월 전까지 태양광 발전과 관련한 사업체를 운영했다. 그는 2016년 5월10월 설립한 전기설비업체 ㅂ사의 대표이사로 등재돼 있었고, 농어촌공사 사장 임명 4개월 전인 2017년 10월19일 이 회사 대표를 그만뒀다. ㅂ사는 최 사장이 회사를 사임한 날 ㅇ사로 상호를 바꿨고, 같은날 최 사장의 아들이 사내이사로 등재됐다. 현재 대표는 최 사장의 국회의원 시절 보좌진이었던 ㅈ씨가 맡고 있으며, 비서관이었던 ㅇ씨가 사내이사로 이름이 올라 있다.
최 사장이 대표이사를 사임하고 나흘 뒤인 10월23일 이 회사는 등기사항 ‘목적’에 △태양력 발전업 △전기발전업 △송전 및 배전업 △전기판매업 △관련 부대사업 등 태양광 관련 사업을 추가했다. 이 업체의 등기상 주소는 서울로 돼 있으나, 3선 국회의원 출신인 최 사장이 의원 시절 선거사무실로 사용했던 전북 김제 사무실에도 해당 업체의 간판이 걸려 있다. 21일 김제 사무실로 전화를 하니 “최규성 전 국회의원 사무실입니다”라는 안내가 나오고 전화를 받지 않았다.
최규성 사장이 농어촌공사 사장으로 취임하기 4개월 전까지 대표로 있었던 법인의 등기부등본.
문제는 그가 사장으로 취임한 농어촌공사가 전국 관할 저수시에 7조4천억원대의 수상 태양광 발전시설 설치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는 취임 뒤 전담부서를 대폭 늘렸고 저수지 전체에 태양광발전소를 설치할 수 있도록 지침도 바꿨다. 공사 누리집에는 주요사업의 하나로 신재생에너지개발사업이 나온다. 저수지와 일조시간이 긴 시설물 부지를 활용해 태양광 발전 설비를 놓겠다는설명이다.
최 사장의 해명을 들어보려고 했으나 휴대전화를 받지 않았다. 농어촌공사 관계자는 “사장님은 출장 중이어서 통화가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최 사장은 친형 최규호(71) 전 전북교육감이 도피 8년2개월만에 뇌물 혐의로 최근 검찰에 붙잡혀 구속된 사건과 관련해 형의 도피를 도왔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 12일 최 사장의 집무실과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다.
박임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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