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경 경비선의 모습.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20일 전 우리나라 통발어선 한 척이 동해에서 조업하던 중 북한군에 나포됐다 풀려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동해지방해양경찰청은 “지난 11월3일 조업자제해역인 동해 북방 우리 해역에서 우리 어선 에스(S)호가 조업 중에 북한군에게 검색 당하고 나포됐다 돌아왔다”고 23일 밝혔다. 해경은 “수사 결과 에스호가 북한 해역으로 월선하지 않았고 우리 해역에서 조업하다 나포된 것으로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해경의 수사 결과를 보면, 지난 3일 정오께 84톤 통발어선 에스호는 동해 북방 조업자제해역에서 보름 전 투망해놓은 통발어구를 들어 올리는 양망작업을 하고 있었다. 어업 도중 이날 오후 5시45분께 북한군 7~8명이 고무보트를 이용해 에스호에 불법으로 승선한 뒤 통신기를 차단했다. 이어 북한군은 “누가 여기서 작업하라고 했나”라며 선장 외 10명의 선원을 선실로 격리한 뒤 에스호를 북한 수역쪽으로 약 8마일 이동하게 했다. 이날 저녁 7시50분께 북한군 1명이 추가 승선해 “남북관계가 화해관계이니 돌아가라”고 한 뒤 북한군이 모두 내리고 에스호는 다시 조업지로 복귀했다. 선장은 9일 경북 울진군 후포항에 입항해 이를 해경에 신고했다.
이후 15일에도 북한 경비정은 에스호에 접근했다. 북한 경비정 한 척은 15일 저녁 10시40분께 에스호가 조업자제해역에서 조업하던 중 접근해 “선장 나가세요”라고 방송했다. 에스호는 조업을 중단하고 경북 울진군 후포항 후포어업정보통신국에 이를 신고했다.
동해지방해양경찰청은 “에스호가 조업자제해역을 이탈해 북한 해역으로 월선했는지에 대해서도 조사했으나, 선장과 선원의 진술, 위성항법장치(GPS플로터) 항적, 북한군이 에스호에 퇴거를 요구한 점을 종합해볼 때 우리 해역에서 조업하다 나포된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북한당국에 유감을 표명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촉구할 예정이다. 해양경찰은 사건 발생 이후 경비함정 1척을 전진 배치하고 항공순찰을 강화하고 있으며 해양수산부도 조업자제해역에서 조업하는 어선의 경우 위성 위치발신장치를 장착해야만 입어를 허용할 예정이다.
김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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