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 운동이 모든 남성을 가해자로 보는 것 같다”는 질문에 대한 청소년들의 답변. 서울시립청소년성문화센터 제공
남성 청소년의 49%가 “모든 남성을 성범죄 가해자로 본다”며 ‘미투 운동’에 부정적으로 응답한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또 남성 청소년의 7.2%는 “미투 운동을 지지하지 않는다”고도 집계됐다. 서울시립청소년문화센터가 지난해 9월6일∼30일 청소년 333명(만13∼18세 남성 124명·여성 199명)을 상대로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 ‘2018 성폭력에 대한 청소년 성인식 실태조사’를 보면, ‘모든 남성을 가해자로 보는 것 같다’는 문항에 남성 청소년 절반 가까이(49.2%)가 “그렇다”고 답했으며, 여성 청소년들은 18.1%만 긍정했다.
또 ‘미투 운동을 지지하는가’라는 질문에 남성 청소년 60.5%가 “그렇다”, 32.3%가 “보통이다”, 7.2%가 “그렇지 않다”고 답한 것으로 집계됐다. 반면 여성 청소년은 92%가 “미투 운동을 지지한다”고 답했으며, “보통이다”가 6.5%, “그렇지 않다”가 1.5%인 것으로 조사됐다.
“미투 운동을 지지하느냐”는 질문에 대한 청소년들의 답변. 서울시립청소년성문화센터 제공
최근 남성 청소년들의 ‘백래시(반발)’ 현상이 심각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남성 청소년들이 시립성문화센터 성교육현장에서 “미투 운동을 존중하지만, 남자를 잠재적 가해자로 모는 것 같아서 불편하다”고 토로하기도 하고, “완전 더러운 ‘꼴페미(‘꼴통 페미니스트’의 줄임말)’들이네”, “국내 페미니스트들은 ‘여성우월주의자’이고 이중적이고 모순적인 존재”라는 등의 혐오 발언까지 한다고 시립성문화센터는 전했다. 성교육 강의 도중 한 남성 청소년이 “남자를 또 가해자 취급하네”라며 의자를 걷어차고 친구들과 동시에 교실 밖으로 나가는 사례가 있었다고도 한다.
서울시는 성교육현장의 남자 청소년 반발 사례를 분석하고 남자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성교육 대안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서울시와 시립청소년성문화센터는 오는 29일 ‘2018 남자 청소년 성교육 세미나-미투 시대, 백래시에 휩싸인 남자 청소년을 위한 성교육 대안 모색’을 개최한다. 세미나 토론에서 나온 의견은 시 및 관련 정부부처에 전달해 성교육 정책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채윤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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