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가 생태동물원으로 바뀐 전주동물원 곰사를 26일 일반에 공개했다. 어린이들과 김승수 전주시장(뒷줄 왼쪽에서 세번째) 등이 곰사 앞에서 웃고 있다.(왼쪽) 생태동물원으로 바뀐 곰사에서 곰들이 방사장에 나와 있다.(오른쪽) 전주시 제공
전북 전주동물원의 곰사가 ‘쇠창살 감옥형’에서 생태형 보금자리로 바뀌었다. 전주시는 26일 재개방 기념행사를 열고 시민들에게 새 곰사를 공개했다.
2016년부터 추진한 곰사 신축은 동물들의 행복한 보금자리를 위해 만드는 생태동물원 조성사업의 하나다. 지난해 11월부터 1년 동안 국비 7억5천만원과 시비 13억5천만원 등 모두 21억원을 투입했다. 새 곰사는 261㎡ 크기였던 이전보다 9배 넓은 2326㎡의 규모로 지어졌다. 모두 11개의 방으로 구성된 내실과 3개의 방사장이 있다. 곰들이 서로 다른 환경을 접할 수 있도록 3개의 방사장을 교차하는 순환 방사 시스템을 구축한 것이 특징이다. 그동안 비좁고 반생태적인 우리에서 생활해온 곰들에게 서식지 환경과 유사한 방사장을 제공해 동물복지를 향상하고 쾌적한 관람환경을 조성하게 됐다고 시는 설명했다.
이곳에서는 4마리의 반달가슴곰 가족(아빠 달이 1995년생, 엄마 반이 2005년생, 아웅·다웅 자매 2016년생)과 6마리의 불곰 등 모두 곰 10마리가 생활한다. 앞서 시는 지난달 곰사 신축을 완료한 뒤, 이곳에서 생활할 곰들의 새로운 보금자리 적응을 위해 약 1개월 동안 방사 훈련을 거쳤다. 적응을 마친 반달가슴곰과 불곰은 방사장 안에 있는 상수리나무에 올라가 나뭇잎을 뜯어 먹거나 물웅덩이에 들어가 노는 등 현재 새로운 집에 잘 적응하고 있다고 동물원 쪽은 설명했다.
사육사 최영수씨는 “바뀌기 전의 우리에서는 낮잠을 많이 잤으나, 생태동물원으로 바뀐 뒤 행동반경이 넓어져 낮잠이 줄었다. 곰은 땅을 파는 습성이 있는데, 시멘트 바닥에서만 살다가 처음 흙을 느껴보니 계속 돌아다니며 흙을 팠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니까 땅을 파는 습관은 줄어드는 경향을 보인다”고 전했다.
전주시는 동물복지를 고려해 2015년부터 큰물새장, 호랑이·사자사, 늑대사, 다람쥐 원숭이사, 코끼리사도 신축이나 개축을 통해 생활환경을 개선할 방침이다. 앞으로 라마 등 초식동물을 위한 숲도 조성할 계획이며, 원숭이와 시베리아 호랑이를 위한 새 공간도 마련할 계획이라고 동물원은 밝혔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