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광화문 광장 이순신 동상 앞에 세워져 있는 `사랑의 온도탑'. 사진은 기사와 관련 없음. <한겨레> 자료사진
부산 해운대에 사는 김아무개(38)씨는 2016년 11월 자신의 아이가 태어나면서 사회복지법인의 한 어린이재단에 매달 2만원씩 기부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지난해 경기침체 여파로 김씨가 운영하는 음식 가게 운영이 어려워져 기부금을 1만원으로 줄였고, 올해부터는 아예 기부를 중단했다. 김씨는 “나날이 자라는 아이가 건강하길 바라며 기부를 시작했지만, 형편이 어려워지면서 고심 끝에 (기부금 납입을) 그만뒀다”고 씁쓸해 했다.
부산 시민 대부분이 최근 1년 사이에 기부한 경험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적 여유가 없어서”라는 이유가 다수였다. 3일 부산복지개발원이 발표한 복지정보그림을 보면 지난해 부산 사회지표 기준으로 최근 1년 동안 후원이나 기부 경험이 있는 시민은 20.4%로 집계됐다.
지난 1년 동안 후원·기부 경험이 없는 시민은 79.6%인데, 이들 가운데 56.5%는 “경제적 여유가 없어서” 후원·기부를 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기부에 관심이 없어서”가 20.6%, “기부단체를 믿을 수 없어서”가 14.6%, “요청받은 적이 없어서”가 5.3%, “기부방법을 몰라서”가 2.7%로 조사됐다.
기부 경험은 40대가 28.8%로 가장 많았고 나머지는 50대(27.6%), 30대(24.4%), 60대(13.9%), 10대(11.8%) 순이었다. 소득별로는 월 소득 700만원 이상 가구의 43.1%가 “기부 경험이 있다”고 답해 기부 비율이 가장 높았다. 월 100만~200만원 가구는 12.9%로 가구 소득이 낮을수록 기부 경험 비율도 떨어졌다.
부산/김영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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