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낮 12시께 경기도 파주시 연다산동에서 배수관 관로공사를 하던 중 노동자가 매몰돼 소방당국이 구조작업을 벌이고 있다. 독자 제공
5일 낮 12시께 경기도 파주시 연다산동에서 배수관 관로공사를 하던 중 흙더미가 무너지는 사고가 발생해 노동자 2명이 숨졌다.
119 구조대가 사고 약 1시간 만에 땅에 파묻힌 ㄱ(52)씨와 ㄴ(50)씨를 구조해 병원으로 옮겼지만 결국 숨졌다. 사고를 당한 두 사람은 일용직 노동자들로 이날 현장에 처음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파주시와 파주경찰서의 설명을 들어보면, ㄱ씨 등은 이날 지하 3m 깊이에서 개인 하수관 매설 작업을 하고 있었다. 중장비가 하수관을 내려주면 ㄱ씨와 ㄴ씨가 연결하는 작업을 하던 중 관로 옆에 쌓여있던 흙과 돌이 순간적으로 무너져 참변을 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사고 현장 관계자는 “노동자 2명이 3m 깊이의 구덩이에서 관로 연결작업을 하는 도중 오른쪽에 미리 파서 쌓아놨던 흙더미가 갑자기 쏟아져 내리면서 두 사람을 덮쳤다”고 경찰에 밝혔다.
사고 현장에는 노동자들의 안전용품인 안전모는 물론, 흙이 쏟아져 내리는 것을 막기 위한 흙막이조차 설치되지 않았다. 전날 내린 비로 지반이 약화해 있었지만, 안전시설을 설치하거나 출입을 제한하는 사고 예방 조처가 전혀 없었다. 산업안전보건법 23조(안전조치)를 보면, 사업주는 작업 중 근로자가 추락할 위험이 있는 장소, 토사·구축물 등이 붕괴할 우려가 있는 장소에 위험을 방지하기 위한 필요 조처를 해야 한다.
파주시 관계자는 “오늘 공사는 개인이 하수관을 매설하는 공사로 시의 허가 사항도 아니다. 안전교육을 받았는지와 안전관리 여부는 노동부와 경찰에서 현재 조사가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목격자를 비롯해 해당 건설 업체 관계자를 상대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관계자들의 안전수칙 준수 여부를 조사 중이며 과실이 드러나면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