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서울시의회에서 예결위 계수조정소위 전원을 더불어민주당 의원으로 구성한 데 대해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 권수정 정의당 서울시의원(오른쪽)과 같은 당 김종민 서울시당 위원장(왼쪽). 채윤태 기자 chai@hani.co.kr
서울시 예산을 세부 심의하는 시 의회 예산결산위원회 계수조정소위원회 9명 전원이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으로 채워져 야당이 반발하고 나섰다. 예결위원장은 “예결위에 야당 의원을 넣어 배려했는데, 소위까지 달라는 것은 지나치다”고 반박했다.
권수정 정의당 서울시의원(비례)는 5일 서울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2019년 서울시 예산을 심의하고 결정하는 핵심 위원회인 예산결산특별위원회(예결특위) 내 계수조정소위원회(계수소위)가 모두 민주당 의원으로만 구성되는 사상 초유의 독단적 사태가 일어났다”고 밝혔다.
서울시가 의회에 예산안을 제출하면, 각 상임위원회의 심사를 거친다. 심사를 거친 예산안은 예결특위로 넘어오는데, 이 과정에서 계수소위가 총세출과 세입을 조정해 일치시킨다. 계수소위가 예산을 증감할 수 있어, 사실상 최종적으로 예산 결정권한을 갖고 있다. 많은 의원들이 계수소위에 들어가길 희망하는 이유다. 그런데 이런 막강한 권한을 가진 계수소위 9명 전원이 민주당 의원으로 채워진 것이다.
계수소위 정원과 구성은 시 조례가 규정하고 있지 않지만, 관례상 예결특위 위원장이 10명에서 최대 30여명까지 지명한다. 김광수 예결특위 위원장(민주당·도봉2)은 최근 민주당 소속 의원 9명으로만 계수소위를 꾸렸고, 이런 사실이 지난 4일 알려졌다. 권수정 의원은 “정의당 뿐만 아니라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의원 어느 누구도 계수소위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에 야당 의원들은 5일 김 위원장을 항의 방문해 “계수조정소위 정원을 10명으로 늘리고 1명이라도 야당 의원을 포함해달라”고 요구했지만, 김 위원장은 거부했다.
권 의원은 “민주당 소속의 박원순 서울시장이 제출한 예산에 대해 민주당 의원들로만 구성된 예결특위 계수소위가 어떻게 제대로 된 비판과 견제를 할 수 있는가”라고 물었다. 권 의원은 예결특위 보이콧을 선언했다.
이에 대해 김 위원장은 “시의원 110명 가운데 102명이 민주당 의원이다. 예결특위에 자유한국당 2명, 정의당 1명 의원을 포함시켜준 것도 소수당에 대한 배려였다”며 “계수소위에까지 야당 의원을 넣어달라고 하는 것은 무리하다”라고 선을 그었다.
채윤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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