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연속 배관 보수업체 직원 조사
‘연 2회 이상’ 관로 점검여부 초점
공사·하청업체 압수수색 검토도
국과수·경찰, 2~3일안 합동 감식
‘연 2회 이상’ 관로 점검여부 초점
공사·하청업체 압수수색 검토도
국과수·경찰, 2~3일안 합동 감식
지난 4일 저녁 발생한 경기도 고양시 백석동 지역난방공사 열수송관(온수관) 파열 사고와 관련해 경찰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6일 경찰은 사고가 난 배관 유지·보수 업체와 점검업체 직원들을 불러 이틀 연속 조사를 벌였고, 관련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난방공사와 하청업체에 대한 압수수색도 검토하고 있다.
경찰은 사고 원인으로 열수송관의 노후화가 지목되는 만큼, 30년 가까이 된 열수송관을 규정에 맞게 보수하고 점검했는지 집중 조사하고 있다. 1년에 2번 이상 하게 돼 있는 열화상 카메라를 이용한 관로 점검을 실제로 수행했는지가 수사의 초점이다.
일산동부경찰서는 사고 원인과 과실 여부를 가리기 위해 지난 5일에도 지역난방공사와 열수송관 유지·보수 업체, 점검업체 관계자들을 불러 조사했다. 열수송관 응급복구 과정에서 녹슨 파열 부위를 확인한 경찰은 지역난방공사와 해당 업체들에 열수송관 설치 내역과 관리자료 제출을 요청해둔 상태다. 열수송관 점검 업체 쪽은 경찰의 점검내역 제출 요구에 “문제가 발견된 지역에 대한 데이터만 보관하고 있고, 나머지 점검을 완료한 지역의 데이터는 보관하지 않고 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경찰은 난방공사와 하청업체에 대한 압수수색도 검토하고 있다.
사고 현장 조사를 한 경찰은 27년 된 지름 850㎜ 구형 열수송관의 용접 부분이 터져 사고가 난 점을 확인했다. 해당 부분 용접 작업은 배관이 매설된 1991년 이후 한 번도 이뤄지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열수송관 유지·보수를 하는 업체와 점검업체 직원들을 불러 규정대로 열수송관 점검과 관리를 했는지 확인하고 있다. 아직 유의미한 내용은 없고 자료 수집 차원의 조사”라고 말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경찰의 합동 감식은 2~3일 안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열수송관을 교체한 뒤 사고 발생 부분을 잘라 국과수로 옮겨 정밀감식을 진행할 계획이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 복구 작업이 진행 중이고, 합동 현장감식은 완전복구를 위해 파손 관을 교체할 시점으로 예정하고 있다. 이르면 2~3일 정도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이날 백석역 일대를 찾아 사고 현장을 점검했다. 이 총리는 이 자리에서 사고 경위와 현장 조처 상황 등을 보고받은 뒤 “국민들이 일말의 불안을 갖지 않도록 확실히 조처해달라. 주민들의 마음도 상하지 않게 해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앞서 이 총리는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를 주재하며 “케이티엑스(KTX) 오송역 단전과 케이티(KT) 아현지국 통신단절에 이어 경기 고양에서 이런 일이 생겨 국민 여러분에게 참으로 송구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기관은 이른 시일 안에 노후 열수송관을 점검해 의심스러운 곳은 정밀진단하고 위험이 예상되는 구간은 관로를 조기 교체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앞서 4일 저녁 8시40분께 고양시 일산동구 백석역 인근 도로에서 한국지역난방공사 고양지사 지하 열수송관이 파열되는 사고가 났다. 이 사고로 1명이 숨지고 40여명이 화상을 입어 병원으로 옮겨졌다.
박경만 기자 ma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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