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의 실질적 최고권력자인 아웅산 수치 국가자문역이 지난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의 부속행사인 비즈니스포럼에서 연설하고 있다. 싱가포르/AFP 연합뉴스
한때 아시아 민주화 운동의 상징으로 추앙받았던 아웅산 수치가 광주인권상 수상이 철회되는 불명예를 안게됐다. 광주광역시도 아웅산 수치의 광주명예시민증 취소를 검토하고 있다.
5·18기념재단은 18일 미얀마 소수민족인 로힝야족 학살을 방관한 점 등을 이유로 아웅산 수치에게 수여한 광주인권상을 철회했다고 밝혔다. 5·18기념재단은 “아웅산 수치의 로힝야족에 대한 인권유린과 비인도적인 방관은 민주 인권 기치를 선명히 하고 있는 광주인권상의 정신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행위”라고 밝혔다. 5·18기념재단은 2017년 9월부터 광주인권상 수상자와 재단 이름으로 규탄 성명서를 발표한 바 있다. 5·18기념 관계자는 “1년 여 전부터 아웅산 수치와 버마 외무부 및 국무부 장관, 대법원장에게 항의서신을 보내 로힝야 족 박해 중단을 촉구했지만, 아웅산 수치는 침묵으로 일관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5·18기념재단은 2004년 미얀마 민주화운동에 기여한 공로를 높이 평가해 광주인권상 수상자로 선정한 바 있다. 그는 2013년엔 광주광역시의 초청으로 광주를 방문해 광주 명예시민증도 받았다. 광주광역시도 이날 “아웅산 수치에 대한 국제여론 수렴 절차를 끝냈으며, 시의 방침이 서면 시의회에 광주명예시민증 취소 동의를 요청해 취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웅산 수치는 1988년 이후 미얀마 민주화운동의 구심으로 활동하며 1991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하는 등 아시아 민주화운동의 상징으로 떠올랐으나, 2016년 4월 총선 승리로 미얀마 정부의 실질적 지도자가 된 뒤 미얀마 정부의 인권침해 행위를 방관하거나, 적극적으로 관여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정대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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