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물과 복을 불러 온다는 산돼지를 그린 민화 산돈도.
“새해엔 재복의 상징인 돼지 꿈꾸고 운수대통하세요.”
전북 전주역사박물관이 2019 기해년을 맞아 돼지띠 특별전 ‘돼지몽’(夢)을 지난 18일부터 내년 2월24일까지 일정으로 개최하고 있다. 돼지띠는 12띠 중에서 마지막 띠로 이번 특별전은 전주역사박물관에서 2008년부터 해마다 기획해온 열두 띠전의 하나로 11번째 진행하고 있다.
왕실 행사때 왕권의 상징으로 사용된 여섯 깃발(육정기) 중의 하나인 돼지가 그려진 정해기.
이번 기해년 특별전에 돼지띠 이야기들을 담아 모두 50여점의 유물을 전시한다. 청동기로 만든 솥형태의 제기 시정(豕鼎), 왕실 행사때 왕권의 상징으로 사용된 육정기(六丁旗, 간지를 신격화해 형상화한 의장기) 중 돼지가 그려진 정해기, 재물과 복을 불러온다는 산돼지를 그린 민화 산돈도, 멧돼지 박제물 등이 선보인다. 또한 전시실 안에서는 돼지저금통과 돼지배지를 만들며 자연스럽게 돼지해의 의미와 전통을 배우도록 교육과 체험프로그램을 마련했다.
돼지는 재물과 행운을 가져다 주는 복의 근원이며 재물신을 상징한다. 돼지해에 태어나면 재물복이 넘치고 길하게 산다고 보았다. 그래서 돼지꿈은 용꿈과 함께 최고의 길몽이다. 용꿈이 권력을 나타낸다면, 돼지꿈은 재물을 상징한다. 돼지는 또 <서유기> 저팔계에서 보듯이 재앙을 물리치고 잡귀를 쫓는 수호신이며, ‘저돌적’(猪突的)이란 말에서 보듯이 야성의 화신이다.
돼지는 멧돼지를 가축화한 것으로, 우리나라에서 돼지를 사육하기 시작한 것은 대략 2천년전 쯤으로 추정된다. <삼국지> ‘위서’ 동이전에 고대국가 부여의 관직으로 마가·우가·저가·구가가 나온다. 저가는 곧 돼지에서 따온 벼슬명이다.
기해년에 일어난 역사적 사건으로는 예법을 놓고 대립한 기해예송(1659), 천주교도들을 탄압한 기해박해(1839), 우리나라 최초의 철도인 경인선 개통(1899)을 들 수 있다. 기해년인 1899년 독립신문에 발표된 조선 인구수는 1600만명이었다. 전북에서는 조선왕실의 시조 묘역 조경단이 1899년 전주 건지산 자락에 조성됐다.
이동희 전주역사박물관장은 “재복과 길몽의 상징인 돼지해를 맞아 전시도 관람하고, 돼지꿈처럼 모든 일이 잘 풀리는 한 해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임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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