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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이 수입 농산물 팔다니…성난 농심 폭발

등록 2018-12-20 14:34수정 2018-12-20 14:43

농민들 “광주전남 판매장 100여곳 중 절반은 수입산 팔아”
근절 때까지 ‘응징 투쟁’…수거해 중앙회장에 반납키로
농민들이 19일 전남 담양농협 판매장에서 수거한 수입농산물을 불태우고 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광주전남연맹 제공
농민들이 19일 전남 담양농협 판매장에서 수거한 수입농산물을 불태우고 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광주전남연맹 제공
농협이 포도·석류·바나나 등 수입농산물을 매장에서 버젓이 판매하자 성난 농심이 폭발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광주전남연맹은 20일 “광주전남지역 농협 판매장 100여곳 중 절반이 수입농산물을 팔고 있다. 지역농협의 모든 매장에서 수입농산물이 사라질 때까지 항의 행동을 지속하겠다” 고 밝혔다. 이 단체는 농민들이 사진을 찍어 제보한 담양·해남·나주·화순·영암·순천·보성·함평 등의 판매장을 ‘항의 대상’으로 추렸다. 이들은 “내년 3월 농협 조합장 선거에 출마하는 후보자들한테도 (판매 근절) 약속을 받겠다”고 했다.

앞서 농민 15명은 전날 담양농협 판매장 앞에서 수입농산물을 판매하는 지역농협에 대한 ‘응징 투쟁’을 선포했다. 이들은 이날 판매장 안에서 미국산 석류를 바닥에 내동댕이치고, 칠레산 레몬, 필리핀산 바나나 등을 밟아 으깨는 등 분노를 표출했다. 이어 판매장 밖에서 칠레산 체리, 필리핀산 파인애플, 미국산 청포도, 뉴질랜드산 골드키위, 남아프리카공화국산 자몽 등 수입농산물 14종을 불태우기도 했다. 이들은 21일부터 한 달 동안 담양농협 앞에서 판매 근절을 촉구하는 1인시위를 벌일 계획이다. 이들은 “입만 열면 농민을 위한다는 농협이 어떻게 수입농산물을 팔 수 있느냐. 담양농협은 2차례 판매 중단을 요구해도 외면해 첫 표적이 됐다”고 밝혔다.

실제 지역농협 상당수는 경영수지를 개선하고, 다문화가정에 식품을 공급한다는 명분으로 수입농산물을 판매해왔다. 농협 매장의 판매 품목은 지역조합이 자체 선정하는데, 의사결정을 좌우하는 조합장들은 판매수익을 늘리고, 고객의 편의를 우선한다는 명분으로 앞다퉈 수입산을 들여놓는 실정이다. 일단 들여놓은 뒤엔 외부에서 항의가 들어올 때 잠시 철수했다가 관심이 식으면 다시 진열하는 식으로 숨바꼭질 영업까지 하고 있다.

원성이 높아지자 농협중앙회는 2014년 6월과 2017년 10월 전국 농협 판매장에 수입농산물 판매를 중단하라는 공문을 보냈다. 중앙회는 당시 “이는 농협의 정체성을 훼손하고 농협의 존재 이유를 부정하는 잘못이다. 지침을 어기면 자금지원과 점포설치를 제한하는 등 불이익을 주겠다”고 강조했다.

농민들이 19일 담양농협 하나로마트 앞에서 수입농산물을 판매하는 지역농협을 응징하는 투쟁을 선포하고 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광주전남연맹 제공
농민들이 19일 담양농협 하나로마트 앞에서 수입농산물을 판매하는 지역농협을 응징하는 투쟁을 선포하고 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광주전남연맹 제공
농민단체는 ‘눈 가리고 아웅 한다’는 반응이다. 이석하 전농 광주전남연맹 사무처장은 “중앙회의 암묵적 동의와 관리·감독 부실 탓에 이 지경이 됐다. 앞으로 판매장의 수입농산물을 수거해 김병원 농협중앙회장한테 반납하는 투쟁을 벌이겠다”고 말했다.

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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