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강원 고성에서, 사라진 것으로 알려진 명태 2010마리가 잡혔다. 사진은 고성에서 잡힌 명태. 고성군 제공
동해안에서 자취를 감춘 ‘국민 생선’ 명태가 강원도 고성 앞바다에서 연이어 잡히고 있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명태 살리기 프로젝트’의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 아니냐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고성군은 죽왕면 공현진어촌계 소속 배 5척이 지난 20일 오전 육지에서 1마일(1.6㎞) 떨어진 해상에서 수심 60~80m에 쳐놓은 걸그물(자망)에서 명태 1340마리(302㎏)가 잡혔다고 24일 밝혔다. 이보다 앞선 지난 18일에는 280마리, 19일에도 명태 390마리가 잡혔다. 지난 4월에도 고성군 공현진 앞바다에서 20~25㎝ 길이의 명태 200마리가 그물에 잡혀 화제를 모았다. 자연산 명태가 동해안에서 이처럼 대량 포획된 것은 2006년 이후 12년 만에 처음이다. 고성군은 이번에 잡힌 명태가 방류한 치어인지 확인하기 위해 강원도 한해성수산자원센터에 유전자 검사를 요청했다.
과거 고성은 ‘명태의 고장’으로 유명했지만, 최근엔 낚시나 연안자망에서 한두 마리가 잡히는 수준이었다. 올해 들어 잡힌 명태도 가자미와 대구 등을 잡기 위해 설치한 그물에 우연히 잡힌 것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명태 포획 소식이 잇따라 들리면서 어민들 사이에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올해 잡힌 명태가 대부분 명태 되살리기 사업을 통해 치어를 방류한 공현진 일대에서 잡히고 있기 때문이다. 어민들은 지난해 명태 209㎏을 잡아 1200만원의 어획고를 올렸고, 올해는 512㎏를 도매로 팔아 1400만원의 수익을 기록했다. 명태 자원의 보호를 위해 명태잡이는 금지됐으나, 이렇게 걸그물에 잡힌 것은 판매가 허용된다.
국민 생선 명태의 어획량은 1950년대 2만4천톤, 1960년대 1만7천톤에 머물다 1970년대 7만톤, 1980년대 7만4천톤까지 치솟았다. 1981년엔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10만톤을 넘기도 했다. 그러나 새끼 명태인 노가리에 대한 무분별한 어획으로 명태 어획량이 1990년대 6천톤으로 떨어지더니 2000년대 100톤 이하, 2008년엔 어획량 ‘0’을 기록했다. 동해에서 명태가 사실상 사라지면서 명태잡이 어선도 자취를 감췄다.
이에 해양수산부는 2014년부터 ‘명태 살리기 프로젝트’를 가동하면서 치어 31만6000마리를 동해에 방류하는 등 명태 자원 회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박수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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