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노선도. 서울고속도로주식회사 누리집 갈무리
경기도와 서울·인천 주요 구간을 잇는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의 이름을 바꾸는 작업이 시작됐다.
경기도는 지난 21일 인천시와 공동으로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명칭을 ‘수도권 순환고속도로’로 바꿔달라고 국토교통부에 건의했다고 24일 밝혔다. 이 도로는 서울을 한가운데 놓고 수도권 지역을 원형으로 연결하는 길이 128㎞, 왕복 8차로 고속국도로 2007년 전 구간이 개통됐다. 노선의 90% 이상이 경기도와 인천시를 통과하는 도로에 ‘서울외곽’이라는 이름이 붙어, 마치 경기도와 인천시가 서울의 ‘변두리’나 ‘주변부’에 불과하다는 부정적 이미지를 주는 탓에 명칭 개정을 건의하게 됐다는 것이 경기도의 설명이다.
경기도와 인천시는 ‘서울외곽순환도로’가 현재 건설 중인 ‘수도권 제2순환고속도로’와 같은 순환 축 도로인데도 이름이 달라 이용자 혼란도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이런 명칭 변경 움직임에는 경기도와 인천시는 물론 이 도로가 지나는 17곳의 기초지방정부 등 19곳이 동의하고 있다. 그러나 서울시와 서울시 3개 구청은 “주민 의견 수렴을 위해 검토 기간이 필요하다”는 방침이어서 당장 변경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도로 이름을 바꾸려면 노선이 지나는 지방정부가 모두 동의해야 가능하다. 국토부 예규를 보면, ‘고속국도 명칭 변경을 위해서는 해당 노선을 경유하는 모든 지자체장의 동의를 얻어 2개 이상의 지자체장이 공동으로 요청한다’고 명시돼 있다.
경기도 관계자는 “서울외곽순환도로 명칭 개정 공동 건의는 단순히 이름을 바꾸는 차원을 넘어 서울의 주변부가 아닌 대한민국 대표 지방정부로 나아가겠다는 의미다. 국토부와 서울시 등 관계기관과 적극적으로 협의해 공통된 뜻을 이뤄낼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남양주·양주·의정부 등 경기 북부 기초의회도 잇따라 결의문을 채택하고 서울외곽순환도로 명칭 변경을 촉구했다.
한편, 이재명 경기지사는 6·13 지방선거에서 “경기도는 서울의 변방이 아니다.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라는 이름은 서울 중심의 사고”라며 명칭 변경 추진을 공약했다.
김기성 기자
player009@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