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민단체, 신고리 4호기 ‘민관합동 안전성 검사’ 촉구

가동 앞두고 운영허가 심사 중 현장점검에서 냉각수 배관 ‘핀홀’ 발견
같은 모델로 수출해 짓는 UAE 원전서도 격납건물 ‘균열’ 가능성 제기
탈핵행동 “운영허가 심사 중단 뒤 민관합동조사단 꾸려 안전성 검사부터”

탈핵울산시민공동행동은 26일 울산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와 한수원 등에 신고리 4호기 운영허가 심사를 중단하고, 민관합동조사단을 꾸려 안전성 검사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가동을 앞두고 운영허가 절차를 밟고 있는 울산 울주군 신고리 4호기에서 최근 냉각수 계통 배관 손상 등 문제점이 드러나자 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이 민관합동 안전성 검사를 촉구하고 나섰다.

울산지역 60여개 시민사회단체가 참여하는 ‘탈핵울산시민공동행동’은 26일 오전 울산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와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 등에 신고리 4호기 운영허가 심사 중단과 민관합동조사단을 통한 안전성 검사를 촉구했다. 신고리 4호기는 2016년 12월부터 가동 중인 신고리 3호기와 함께 울산 울주군 서생면에 짓는 ‘한국형 신형가압경수로’ 원전으로, 현재 종합공정률 99.6% 상태에서 연료 장전 및 시운전을 앞두고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의 운영허가 절차를 밟고 있다.

원안위는 최근 원자력안전기술연구원으로부터 신고리 4호기 현장점검 과정에서 원전 안전등급 기기인 모터·펌프 등의 냉각에 필요한 해수를 취수하는 설비의 배관에서 미세한 구멍(핀홀)을 발견한 사실을 보고받았다. 당시 핀홀 주변부 배관은 최소두께가 4.46㎜ 이상 돼야 하는데도 이에 턱없이 못 미치는 0.99㎜에 불과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해 탈핵울산시민공동행동은 “원안위에 신고리 4호기 운영허가 심사를 중단한 뒤 안전성 검사부터 할 것을 촉구했는데, ‘사용 전 검사보고서’ 검토 결과만 보내왔을 뿐 안전성 검사를 하겠다는 답은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한국이 신고리 3·4호기 모델로 수출해 건설 중인 아랍에미리트 바라카 핵발전소 3호기 격납건물 바깥쪽으로 윤활유 그리스가 흘러나와 균열 가능성이 제기되고, 전남 영광의 한빛 4호기에서도 그리스가 격납건물 벽면에서 발견됐지만 근본 원인을 못 찾고 있다. 즉각 민관합동조사단을 구성해 안전성 검사를 진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수원 관계자는 “신고리 4호기 냉각 해수 배관의 바닷물에 의한 부식을 막기 위해 시공된 아치코트(유리섬유 재질)가 배관 설치 및 시험 과정에서 일부 손상되면서 부식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원자력안전기술연구원에 관련 부품에 대한 보수·교체계획서를 제출하고 손상된 배관의 보수·교체에 나섰다”고 말했다.

글·사진 신동명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