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주성 4대문 중 마지막으로 복원한 북망문 나주시청 제공
전주성과 함께 전라도라는 이름을 만든 나주성의 4대문이 모두 복원됐다. 그러나 성벽은 대부분 복원되지 않아 아직까지 절반의 복원이다.
전남 나주시는 “2000년 역사도시 나주성의 옛 모습을 되찾기 위해 25년 동안 270억원을 들여 4대문 복원을 마무리했다”고 27일 밝혔다. 나주는 영산강 유역의 군사·교통 요충지로 신라 때 9주 중 하나인 발라주, 고려 때 12목, 8목 중 하나인 나주목이 설치되면서 1천년 이상 전남 지역의 중심로 기능해왔다. 따라서 이 곳에는 조선 시대 서울 도성처럼 성문과 성벽, 동헌(제금헌), 객사(금성관) 등을 두루 갖춘 나주성이 있었다. 하지만 일제 강점기인 1910년대 성문이 철거되고 성벽이 훼손되면서 나주 읍성은 역사 속으로 자취를 감추었다. 원래 길이 3.7㎞, 면적 97만2600㎡였던 나주성은 일부 유적만 사적 제337호로 지정됐다.
시는 1990년대 초반 “무너진 대문과 담장을 다시 세워 나주의 위상을 재정립하자”며 복원 사업을 시작했다. 시는 조선의 나주목사 김계희(1457~1459)가 완성한 읍성을 근거로 사업을 추진했다. 주민한테는 자부심을 심어주고, 외지인들이 찾아올 만한 역사 관광지를 조상하자는 뜻이 담겼다. 이 사업에 따라 남고문(1993년), 동점문(2005년), 영금문(서성문·2011년)에 이어 올해 북망문까지 4대문이 차례로 복원됐다.
마지막으로 2015~2018년 4년 동안 복원된 북망문은 진통을 겪었다. 복원 도중 성문 형식을 둘러싼 이견이 불거져 1년 6개월 동안 공사가 중단됐다. 다행히 1920년 발간된 <속수나주지>에서 성문이 무지개 모양(홍예식)이었다는 기록이 확인돼 공사를 재개할 수 있었다. 다만, 원래 3.7㎞였던 성벽은 360m만 복원, 정비됐고, 3.4㎞는 사라진 상태다.
4대문이 복원되면서 시는 420억원을 들여 원도심의 재생과 나주성 권역 문화자원의 개발을 적극 추진한다. 예를 들어 목사 내아에서는 전통 가옥 숙박 사업을 하고, 나주 향교에선 전통 문화 프로그램인 ‘굽은 소나무 학교’을 운영한다. 4대문 주변엔 잔디밭과 휴식 공간, 주차장 등을 조성한다.
김종순 시 문화재관리팀장은 “전라도 정명 1000년과 나주성 4대문 복원을 계기로 원도심의 역사 유적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나주의 위상을 재정립하려 한다”고 말했다.
안관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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