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치된 정신질환자 패륜범죄 잇따르고 무차별 폭행까지

수원에서 아버지와 누나 살해한 40대 붙잡히고
20대 남성은 할머니와 어머니 등 3명에 칼부림
또 다른 20대, 산책하던 80대 노인 무차별 폭행
부천지원 부모 살해한 조현병 환자에 무기징역

정신질환자에 의한 가족 살해와 흉기 난동, 무차별 폭행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경기도 수원서부경찰서는 30일 자신의 집에서 아버지(68)와 누나(44)를 목 졸라 살해한 혐의(존속살인)로 ㅇ아무개(40)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ㅇ씨는 지난 28일 오전 4시께 수원시 권선구 자신의 집에서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뒤, 이날 오전 11시30분께 경찰에 스스로 신고했다. ㅇ씨는 경찰에서 “환청을 듣고 그랬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 26일에는 정신질환을 앓던 ㄱ아무개(23)씨가 수원시 영통구 자신의 집에서 여동생의 휴대전화를 집어 던지는 등 소란을 피우다 이를 말리는 자신의 외할머니(78)와 어머니(49), 여동생(19) 등 3명에게 흉기를 휘둘러 중상을 입힌 혐의로 경찰에 붙잡혔다. 범행 직후 ㄱ씨는 흉기로 자해를 시도하기도 했다. 경찰 조사결과, ㄱ씨는 최근 정신질환을 앓아 병원에서 약물치료를 받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지난 29일 오전 10시30분께 수원시 권선구 한 주택가에서 산보 중이던 80대 노인이 ㄴ아무개(28)씨에게 무차별 폭행을 당하는 사건도 일어났다. 행인의 신고로 ㄴ씨를 붙잡은 경찰은 ㄴ씨가 정신질환을 앓아온 점을 고려해, 정신건강복지법에 의해 응급입원 조처한 뒤,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이 법률에는 자신이나 타인의 건강 또는 안전에 해를 끼칠 위험이 있는 정신질환자에 대해 전문의 진단을 거쳐 정신의료기관에 3일간 응급입원시킬 수 있다.

한편 인천지법 부천지원 제1형사부는 지난 28일 존속살해 및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공중밀집장소에서의 추행)혐의로 기소된 ㄷ아무개씨(30)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하고, 20년 동안 위치추적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을 명했다. ㄷ씨는 지난 6월20일 오전 10시27분께 경기도 부천시 자신의 부모 집에서 흉기로 부모를 찔러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다. ㄷ씨는 또 지난 3월8일 경기도 고양시에 있는 한 찜질방에서 여성의 엉덩이를 만지는 등 추행한 혐의도 추가됐다.

ㄷ씨는 경찰 조사와 재판 과정에서 “부모를 죽여야 나의 영혼이 산다는 환청이 들려 살해했다”고 진술했다. 성추행한 혐의에 대해선 “자신의 기가 강해 여성의 엉덩이를 만져야 그 기의 균형을 맞출 수 있다는 환청이 들려 범행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범행 당시 피고인은 조현병과 망상장애 등으로 부모를 살해했다고 하지만, 피고인은 존속살해 수법 및 주변 상황을 명확히 인식하고 있고, 범행 후 자신이 한 행동을 시간 순서에 따라 진술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며 “피고인이 평소 부모들에게 좋지 않은 감정을 가지고 있었고, 정신과 의사 소견을 볼 때 범행 당시 사물을 변별하지 못하거나 미약한 심리상태에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김기성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