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29년 11월 광주에서 발발해 전국으로 확산한 학생시위 광주학생독립운동기념관 제공
광주시교육청이 학생독립운동 90돌 맞아 연구조사와 기념행사를 공동으로 진행하자고 북한에 제안했다.
광주시교육청은 2일 “1929년 광주학생독립운동에 참가한 전국의 학교 320곳 중 133곳은 북한에 있었다. 90돌을 맞아 남북이 정신계승을 위한 공동조사와 기념행사를 공동으로 추진하자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시교육청은 지난해 8월 통일부의 승인을 받아 북한 쪽에 이런 의사를 전달했다. 시교육청은 광주남북교류협의회를 통해 북한 민족화해협의회와 접촉했다. 이 기구는 북한에서 대남 사회문화교류를 담당하는 준정부기관이다.
시교육청은 “북한 쪽에서 긍정적인 신호가 왔지만 남북정상회담이 미뤄지면서 속도를 조절하고 있다. 창구가 명확해지면 학생항일운동 정신계승을 위한 남북교육회의를 먼저 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시교육청은 학생독립운동 90돌을 계기로 역사교원 공동조사단 구성과 참가학교 학생대표단 초청 등에 교류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공동조사단은 20여명 규모로 꾸려 기본자료 교환, 연구성과 공유, 교과서 서술 현황, 교명변경 확인 등을 추진한다. 조사의 결과는 90돌 공동기념식에서 발표한다는 구상이다. 학생대표단은 북한의 참가학교에서 초청한다는 방침이다. 이 학생대표단을 맞아 남북이 공동으로 기념식, 음악회, 체육회 등을 열기로 했다. 특히 축구나 농구 등을 통해 청소년 교류의 물꼬를 트기로 했다.
시교육청 민주인권교육과 김재황 장학사는 “만나서 항일의 역사를 공동으로 쓰겠다는 의지를 확인하는 것이 첫 단계다. 당시 평양 신의주 함흥 원산 등에서도 학생들이 다수 참가했던 만큼 연구성과도 상당하다고 본다. 5월 이전에 가시적인 진전이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학생독립운동은 1929년 광주에서 발생해 전국에서 학생 5만4000여명이 동맹휴업과 집단시위로 일제에 항거하다 1600명이 검거되고 582명이 퇴학당한 사건이었다. 3·1운동, 6·10만세 등과 3대 항일독립운동으로 불린다.
안관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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