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만해도 호남고속도로 전북 익산나들목 근처를 운전하며 지날 때에는 심한 가축분뇨 냄새를 맡아야 했다. 하지만 2010년대부터 추진한 익산 왕궁지역 환경개선사업으로 악취가 거의 사라졌다. 이런 변화는 수치로 확인할 수 있다.
새만금유역 상류 주오염원으로 지목됐던 익산 왕궁지역이 환경개선사업 이후 수질과 악취 개선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조사됐다. 전북도는 생태하천 복원사업과 휴·폐업 축사 및 현업축사 매입 등을 추진해 꾸준히 환경이 개선되고 있다고 3일 밝혔다. 왕궁지역 합류지점인 익산천의 수질은 총인(T-P, 단위 ㎎/ℓ) 기준으로 대책을 수립한 2010년 4.59에서 2017년 0.24로 개선됐고, 2018년 0.18로 점차 나아졌다. 8년새 오염 물질 수치가 96.1% 감소한 것이다.
또 악취의 경우 2012년 복합악취가 31이었으나, 2017년에는 5로 급격히 좋아졌다가 2018년에는 4로 더 낮아졌다. 6년 동안 87.1%가 개선됐다. 복합악취는 황화수소 등 두가지 이상의 악취물질이 사람의 후각을 자극해 불쾌감·혐오감을 주는 냄새를 말한다. 코로 냄새를 감지할 수 있으면 복합악취는 10정도이며, 악취의 종류를 확실히 구분할 수 있는 단계는 15이상이다. 복합악취 4~5는 기상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약간의 냄새를 감지할 수 있는 수준이다.
전북 익산 왕궁축산단지 주변의 저수지(주교제)의 환경개선사업 전(위)과 후(아래)의 모습. 전북도 제공
전북도는 익산 왕궁 축산단지 환경개선을 위해 2011년부터 2018년까지 사업비 1622억원을 투자했다. 전북도는 왕궁지역의 휴·폐업 축사를 100% 매입(사업량 218㎡)했으며, 전체 현업 축사(52만3000㎡) 중에서 매입 목표(43만2000㎡)의 90.3%인 39만㎡를 매입했다. 전북도는 축사 매매에 응하지 않는 축산농가에 대해, 그동안 제공했던 혜택을 거둬들여 지난달부터 가축분뇨 처리·운반 수수료를 t당 4500원에서 1만7000원으로 인상했다.
무허가 축사 적법화 유효기간이 끝나는 올해 9월27일부터는 무허가 축사가 철거된다. 오성록 전북도 오염원대책팀장은 “무허가 축사 적법화를 추진하면 왕궁지역의 축사면적은 13만㎡에서 8만㎡로 감소하고, 양돈도 6만5000마리에서 3만마리로 감소할 전망으로 앞으로 상황이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임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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