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작구 오아무개씨를 방문한 우리동네 돌봄단. 서울시 제공
서울 동작구 사당3동에 사는 오아무개씨는 부인이 세상을 떠나고 자녀들과도 연락이 끊기자 지난해 8월9일 경찰서를 찾아 “농약을 마시고 스스로 목숨을 끊겠다”고 말했다. 다행히 그는 실제로 목숨을 끊지는 않았지만, 우울감이 심각했고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해 보였다는 것이 경찰 판단이었다. 결국 경찰의 의뢰로 서울시 ‘우리동네 돌봄단’이 오씨의 집을 찾았지만 그는 이들의 방문을 거부했다. 돌봄단이 수차례 오씨의 집을 찾아간 끝에 그는 마음의 문을 열었고, 주기적으로 집을 찾아오는 이들과 대화를 하게 되면서 그의 우울감은 현재 많이 해소됐다고 서울시는 설명했다.
서울시는 홀몸노인, 한부모 가족, 장애인 가정을 정기적으로 방문·점검해 고독사를 예방하고, 위기 상황을 막는 ‘우리동네 돌봄단’을 2017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시는 지난해 7개 자치구(노원·금천·동작·강남·동대문·서초·은평) 78개동에서 282명의 돌봄단을 운영했지만, 올해부터는 10개 자치구(노원·금천·동작·강남·서초·은평·강서·구로·관악·중구) 136개동, 294명으로 우리동네 돌봄단을 확대할 계획이다.
돌봄단은 지난해에만 5804가구를 4만6041차례 방문했고, 3만1049건의 전화상담을 했다. 또 관리 대상 가구에 기초생활수급·긴급지원 신청 등을 도와주는 공적서비스를 255건, ‘찾아가는 동주민센터’ 서비스와 연계해 쌀·김치 등을 1만5219건 지원하기도 했다.
돌봄단원은 해당 지역에서 3년 이상 거주해 온 지역 주민들로 꾸려졌다. 이들은 자원봉사자로 월 48시간, 주 3일, 하루 4시간 이내로 활동한다. 단원들에게는 매달 실비 성격으로 22만원의 활동비가 지원된다. 특히 추석 연휴 기간에도 단원들이 돌봄이 필요한 주민들에게 자발적으로 안부를 확인하고 추석 명절 음식을 전달하기도 했으며, 술을 마시고 크게 다친 채 집에 방치된 주민을 방문 활동 중 발견해 병원으로 옮기기도 했다고 시는 전했다.
박동석 서울시 지역돌봄복지과장은 “우리 주변에는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채 외롭게 지내고 있는 이웃이 생각보다 많은 편인데 우리동네돌봄단이 이들을 만나면서 따뜻한 이웃 간 온정이 두터워지고 있다”며 “앞으로도 서울시는 지역돌봄 공동체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채윤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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