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리에 방송됐던 ‘효리네 민박’이 제주지역 관광산업에 상당한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은행 제주본부는 8일 ‘제주거주 유명인 방송 노출이 제주관광에 미치는 영향-‘효리네 민박’을 중심으로’라는 보고서를 공개했다. 분석 결과를 보면, 이 프로그램의 방송 기간(시즌1 2017년 6월25일~9월24일, 시즌2 2018년 2월4일~5월20일)에 늘어난 내국인 관광객은 100만7천여명으로 추정된다. 한국은행은 평균 시청률과 포털사이트 검색 빈도 추이가 일치한다고 밝혔다.
경제적 파급 효과를 보면, 생산유발 효과는 6251억원으로 제주지역 연간 총산출액의 2.1% 수준으로 나타났고, 취업유발 효과는 8693명으로 제주지역 연간 취업자의 2.3%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은행은 ‘효리네 민박’에서 소개된 주요 관광지에 대한 인지도가 크게 상승했으며, 방송 기간에 제주 내국인 방문객도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방송으로 인한 특정 관광지에 대한 인지도 상승이 관광객 증가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제주지역 주요 관광지에 대한 포털사이트 검색 빈도도 ‘효리네 민박’ 방송 전후가 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담해안산책로, 사려니숲길 등 방송에 노출된 관광지들은 전반적으로 방송 직후 검색 빈도가 급증한 뒤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방송 이전보다는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2017년 9월3일 방영됐던 ‘효리네 민박’ 시즌1에 나온 제주시 애월읍 새별오름은 최근 일몰을 보기 위해 관광객들이 찾는 명소로 바뀌었다.
특히 제주시 애월읍 궷물오름과 한림읍 금오름 등 일부 장소는 과거 인지도가 거의 없었으나 방송 뒤 검색 빈도가 급증하며 전국적 인지도가 크게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촬영지인 애월읍 소길리를 중심으로 제주 서부지역이 방송에 자주 노출되면서 서부지역 관광지에 대한 인지도도 크게 올랐다.
오름의 경우도 상대적인 인지도가 낮았던 서부지역 오름의 검색 빈도가 동부지역 백약이·다랑쉬오름 등 유명 오름을 능가한 것으로 분석되는 등 기존 동남부 중심의 제주 관광지도가 서부지역으로 확대된 것으로 평가됐다.
한국은행 제주본부 관계자는 “제주여행에 대한 호기심 증대와 잠재적 여행 욕구가 실제 관광객 증가로 이어지며 지역경제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사드 문제로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했던 기간에 방영돼 내국인 관광객 증가를 유도하는 등 도내 관광산업 안정에도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방송을 통한 마케팅 효과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약화하기 때문에 자연과 어우러진 제주만의 독특한 관광적 가치를 높이고 재방문을 유도할 수 있는 종합적인 정책 노력이 필요하다. 인지도가 상승한 오름 등에 대해서는 경관의 가치를 보존하기 위한 체계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허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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