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길 대구시 행정부시장, 경북대 김신우 교수(중앙), 백윤자 대구시 보건복지국장이 8일 대구시청에 의료인 홍역 감염에 대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대구시 제공
대구서 법정 전염병인 ‘홍역’ 비상이 걸렸다. 종합병원 간호사가 홍역 확진 환자로 판명되면서 같은 병원에 근무하는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인과 입원환자, 방문환자 등에게 확산될 가능성에 대비해 긴급 검진에 들어갔다.
대구시는 8일 “대구파티마병원에 근무하는 35살 여성 간호사가 지난 7일 홍역 환자로 확진되면서 격리치료를 받고 있다. 이 간호사는 이날 오전까지 근무한 뒤 오후 부터 격리된 뒤 치료 중이라”고 밝혔다. 이상길 대구시 행정부시장은 “감염 가능 기간인 지난 3일부터 5일 동안 이 간호사와 접촉한 것으로 짐작되는 병원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인 97명과 이 간호사가 진료차 접촉한 병원 환자 576명이 홍역에 걸렸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현재 검진 중”이라고 말했다. 그는 “홍역 예방접종률이 98%를 웃돌아 감염 가능성이 크지는 않지만 만일의 경우에 대비해 방역채비를 갖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구시는 또 지난 5일 동안 대구파티마병원을 찾은 환자와 직원, 방문객 등 1만5천여명도 홍역에 걸렸을 가능성이 없지는 않다고 보고, 발열, 기침, 콧물, 결막염 등 홍역 증세를 보이면 가까운 보건소나 질병관리본부 콜센터(☎1339)에 연락해달라고 당부했다. 김신우 경북대 의대 감염내과 교수는 “과거에도 의료인 감염이 발생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빠른 대책을 마련하면 별다른 피해가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시민들께서는 증세가 나타나면 곧바로 연락을 주시면 확산을 막을 수 있다”고 당부했다.
대구에서는 지난해 12월17일 이후 갓난아기 4명이 홍역에 걸려 입원치료를 받았지만 모두 퇴원했다. 홍역은 환자를 접촉한 사람 90%가 감염되는 전염성이 매우 강한 법정 전염병으로 지정돼있다. 발진이 나타나기 4일 전부터 발진 발생 후 4일까지 전염이 잘된다. 한 해 동안 우리나라에서 적으면 2∼3명, 많으면 수십명씩 홍역 환자가 발생한다. 하지만 2007년 194명, 2014년에는 442명이나 홍역 환자가 발생했다.
구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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