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서울 광화문역 앞에서 잡지 ‘빅이슈’를 판매하고 있는 박원순 서울시장. 채윤태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이 노숙인들을 위한 잡지인 ‘빅이슈’를 팔기 위해 빨간 조끼를 걸치고 서울 광화문역에 나섰다. 빅이슈는 노숙자의 자립을 돕기 위해 여러 분양의 재능기부자들이 참여해 만든 잡지로, 수익 전액은 빅이슈 판매원으로 일하는 노숙자들을 위해 사용된다.
박 시장은 8일 오후 5시30분부터 서울 광화문역 8번 출구 앞에서 빅이슈 일일 판매도우미 역할을 했다. 올해 발행된 이 잡지 신년 인터뷰에서 박 시장이 ‘시간을 내서 직접 (잡지를) 판매하겠다’고 한 약속을 이날 지킨 것이다.
박 시장은 이날 ‘빅돔(빅이슈 판매 도우미)’임을 알리는 빨간 조끼를 입고 목청껏 “노숙인의 자활을 돕는 잡지 빅이슈입니다”를 외쳤다. 퇴근 시간이 채 되지 않은 시간이라 광화문 거리는 평소보다 한산했다. 그러나 박 시장을 알아보는 일부 시민들이 다가와 빅이슈를 샀고 박 시장과 ‘인증샷’을 찍기도 했다.
8일 서울 광화문역 앞에서 잡지 ‘빅이슈’를 판매하고 있는 박원순 서울시장. 채윤태 기자
특히 한 시민이 ‘제로페이’로 빅이슈 한 부를 사자 박 시장은 “세상에 이런분도 계시네…”라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박 시장은 “대단한 시민이시다”라고 그를 치켜세운 뒤 악수를 먼저 청하기도 했다. 제로페이는 지난달 20일 서울·부산·경남에서 시범 실시한 결제 수수료가 없는 소상공인 간편 결제 서비스다. 출시 한지 20일도 채 안 된 탓에 이용자나 가맹점이 많은 편은 아니다.
8일 제로페이로 잡지 ‘빅이슈’를 구입하고 있는 시민. 채윤태 기자
빅이슈 직원들은 박 시장에게 “빅판(빅이슈를 판매하는 노숙인)이 추운 겨울이나 더운 여름에만이라도 지하철역 아래서 빅이슈를 팔 수 있게 해달라”고 건의했다. 박 시장은 “그렇게 될 수 있도록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답했다.
이날 박 시장이 빅이슈 판매 도우미로 나선 약 30분동안 총 20부의 빅이슈를 팔았으며, 그 가운데 4부가 제로페이로 결제됐다.
빅이슈는 1991년 영국에서 창간한 대중문화 잡지로, 노숙인 등 주거취약계층에게만 잡지판매 권한을 주고, 판매액 중 절반을 가져갈 수 있는 수익 모델을 만들어 이들의 자활을 돕고 있다.
채윤태 기자
cha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