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춘천의 옛 미군기지인 캠프페이지 터에 대규모 미세먼지 차단 숲이 생긴다.
춘천시는 해마다 극성을 부리는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으로부터 시민의 몸과 마음을 치유하기 위해 도심 속에 ‘미세먼지 차단 숲’을 조성하기로 했다고 9일 밝혔다. 사업대상지는 옛 미군기지인 캠프페이지 터 일부로 면적은 축구장 면적(7140㎡)의 20배가 넘는 15만㎡다. 춘천시는 국비 등 사업비 150억원을 들여 오는 하반기부터 사업을 시작해 2021년까지 미세먼지 차단 숲을 완공할 계획이다.
옛 캠프페이지 터는 소양강 등 호수와 산, 도심을 잇는 북서풍의 바람길로 공기의 흐름을 유도하고 미세먼지를 차단할 수 있는 최고의 장소로 평가받고 있다. 옛 캠프페이지에 미세먼지 차단 숲을 조성하자는 것은 그동안 캠프페이지 활용 방안을 주제로 열린 시민 공청회 등에서 시민단체 등이 제기한 내용이기도 하다.
춘천시는 공기정화 기능이 탁월한 수종을 선택해 캠프페이지 바깥 테두리에 촘촘하게 심을 계획이다. 키가 큰 나무 가운데 미세먼지 저감효과가 우수한 상록수종으로는 소나무와 잣나무, 곰솔, 주목, 향나무 등이 있으며, 낙엽수종 중에서는 낙엽송과 느티나무, 밤나무 등이 있다. 시는 크기가 다양한 상록수와 낙엽수를 지그재그로 고루 배열해 최대한 미세먼지 흡착 효과를 높일 수 있도록 숲을 설계하기로 했다. 또 잎 면적이 넓은 수종은 다층으로 심어 숲을 통과하는 미세먼지의 흡착률을 높일 계획이다.
캠프페이지 외곽엔 미세먼지 차단 효과가 높은 나무를 심고 안에는 천년의 숲과 상생의 숲, 상상의 숲 등 다양한 주제의 숲을 조성하기로 했다. 세부 시설로는 공원과 산책로, 생태학습원, 에어워셔, 미스트분수, 미세먼지 관측기 등이 설치된다.
춘천시는 앞으로 도시 숲 협의체와 구체적인 조성계획을 협의하는 등 최대한 주민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을 거쳐 미세먼지 차단 숲을 짓기로 했다. 춘천시 관계자는 “미세먼지 차단 숲이 조성되면 미세먼지 확산 방지뿐 아니라 폭염 피해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차단 숲이 도심 속 시민의 휴식·건강 공간의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수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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