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장관 페이스북에 글 올려
“지방의회의원 여행규칙 개정하겠다…
망신시킨 ‘꼴뚜기’가 죄, 어물전은 싱싱”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지난달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행정안전부 장관 집무실에서 <한겨레>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국외연수 중 관광 가이드를 폭행하고 여성접대부를 요구한 경북 예천군의회 소속 의원들을 비판하며 지방의회 국외연수 관련 규정을 강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 장관은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예천군 의원들의 해외출장 중 보인 행태는 개탄스럽기 짝이 없다”며 “행안부 장관으로서 지난 1년 반 동안 내내 지방자치와 분권을 외치고 다녔는데, 지방의원 한 두 사람이 도루묵을 만들어 놓았다. ‘저런데(를) 어떻게 믿고 예산과 권한을 내려준다는 거냐?’는 회의론이 쏟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예천군의회 사건의 원인으로 관련 규정을 꼽았다. 김 장관은 “‘지방의회의원 공무국외여행 규칙’이란 게 우리 행안부에 있다. 그런데 2009년에 만든 것”이라며 “2018년부터는 의회 경비도 총액만 행안부에서 정해주고, 그 한도 내에서 자율적으로 편성하도록 했다. 그랬더니 이런 사단이 벌어졌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이를 막기 위해 지방의회 공무국외여행 규칙을 개정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먼저 10년 묵은 ‘여행 규칙’부터 국민 눈높이에 맞게 개정하겠다. 지방의원의 역할에 맞게, 해외의 선진적 도시 행정을 보고 배우는 말 그대로 ‘연수’ 개념에 충실하도록 재설계하겠다”고 말했다. 또 “의회 경비 중에 국외여비만큼은 인상 폭을 엄격히 규제하도록 지시했다. 이는 지방자치권의 확대라는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라고 덧붙였다.
김 장관은 그러면서도 “의원들의 자질과 능력부터가 옛날과 많이 달라졌다. 망신을 시킨 꼴뚜기가 죄지, 어물전은 확연히 싱싱해지고 있다. 목욕물을 버리려다 자칫 아기까지 버리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지방자치는 발전해야 한다. 지방분권은 확대돼야 한다. 균형발전은 추진돼야 한다. 그것이 우리 대한민국 재도약의 유일한 발판임을 국민 여러분께서 믿어달라”고 강조했다.
한편, 지난달 23일(현지시각) 경북 예천군의회 자유한국당 소속 박종철 부의장은 군의회 국외연수로 떠난 캐나다 토론토에서 현지 가이드를 폭행하고, 무소속 권도식 의원은 가이드에게 여러 번 여성 접대부를 불러줄 것을 요구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파문이 일고 있다.
채윤태 기자 cha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