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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고공농성 500일’ 앞둔 택시노동자가 있다

등록 2019-01-14 05:00수정 2019-01-14 07:47

김재주 공공운수노조 택시지부 전북지회장
완전월급제 요구하며 전주시청앞서 농성
“지금 내려가면 모든 게 흐지부지될 것”
지난 11일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박홍근(왼쪽) 위원장과 김승수(왼쪽서 두 번째) 전주시장 등이 고공농성장을 방문했다. 전북사진기자단 제공
지난 11일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박홍근(왼쪽) 위원장과 김승수(왼쪽서 두 번째) 전주시장 등이 고공농성장을 방문했다. 전북사진기자단 제공
택시기사 운송수입금 전액관리제(완전월급제) 시행을 요구하며 전주시청 앞 광장 조명탑에 올라간 노동자가 오는 16일로 고공농성 500일째를 맞는다. 김재주(57)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택시지부 전북지회장이다.

김 지회장은 2017년 9월4일 처음 이곳에 올랐다. 그사이 계절이 5번 바뀌었다. 첫 겨울과 유난히 더웠던 지난여름을 넘기고 다시 한 번 혹한의 계절을 견디는 중이다. 13일 만난 김 지회장은 “사납금제가 없어지고 전액관리제를 제대로 시행해야 택시의 불친절이 사라진다. 지금 내려가면 모든 것이 다 흐지부지된다. 전주시내 모든 법인택시가 지방노동위원회 중재안을 수용할 때까지 내려가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재주(오른쪽) 택시지부 전북지회장의 농성장을 지난 11일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박홍근(오른쪽서 두 번째) 위원장과 김승수(오른쪽서 세 번째) 등이 방문했다. 전북사진기자단 제공
김재주(오른쪽) 택시지부 전북지회장의 농성장을 지난 11일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박홍근(오른쪽서 두 번째) 위원장과 김승수(오른쪽서 세 번째) 등이 방문했다. 전북사진기자단 제공

법인택시 전액관리제는 택시기사가 당일 수입금 전액을 회사에 내고, 회사는 기사에게 납입금 액수에 관계없이 정해진 급여를 주는 제도다. 반면 사납금제에서는 택시기사가 하루 수입 가운데 일정 부분을 회사에 낸 뒤 나머지 수입을 가져간다. 승차거부와 난폭운전 등 사납금제의 폐단을 막기 위해 지난 1997년 전액관리제가 도입됐지만, 택시업체가 수익성 악화 등을 이유로 극렬히 반대해 안정적으로 뿌리내리는 데 실패했다.

지난 11일 고공농성장에서 손을 들고 있는 김재주 택시지부 전북지회장의 모습. 박임근 기자
지난 11일 고공농성장에서 손을 들고 있는 김재주 택시지부 전북지회장의 모습. 박임근 기자

택시업계의 반발을 이유로 완전월급제 시행에 소극적이던 전주시는 김 지회장이 고공농성을 시작한 지 330일을 넘긴 지난해 8월 월급제를 도입하지 않는 전주시내 택시업체 19곳에 1차 과태료 500만원씩을 부과했다. 그 뒤 전북지방노동위원회의 중재로 원하는 기사에 한해 완전월급제를 적용토록 한 시행확약서를 택시업체 12곳에서 받았다. 중재안 수용을 거부한 나머지 7개 업체는 지난 12월 2차 과태료 500만원이 부과됐다.

고공농성장 아래에는 투쟁날짜가 적혀 있다. 박임근 기자
고공농성장 아래에는 투쟁날짜가 적혀 있다. 박임근 기자

지난 11일에는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김승수 전주시장 등이 농성현장을 찾아 관련 법안 제정을 약속하기도 했다. 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위원장이기도 한 박 의원은 “법령이 미비해 전액관리제가 유명무실화됐다. 강제성이 없는 훈령이 아니라 법안으로 못 박아 처벌조항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국토부 자료를 보면 택시노동자가 하루 12~13시간 일해도 사납금을 제외하면 월평균 임금이 160만원밖에 안 된다. 그 수입으로 어떻게 가족을 먹여 살리고 생계를 유지하겠느냐”고 말했다. 박 의원은 지난달 사납금제 폐지를 내용으로 하는 법률 개정안을 대표 발의해 놓은 상태다.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가 지난 11일 전주시청 앞 고공 농성장을 방문한 뒤 노조대표 등과 간담회를 열었다. 전북사진기자단 제공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가 지난 11일 전주시청 앞 고공 농성장을 방문한 뒤 노조대표 등과 간담회를 열었다. 전북사진기자단 제공

농성이 장기화하면서 김 지회장의 건강상태도 조금씩 악화하고 있다. 한의사가 일주일에 2번 와서 진맥하고 침을 놓지만, 소화가 잘 안 돼 끼니는 점심과 저녁만 조금씩 먹는다. 김 지회장은 “지금 내려가면 모든 게 다 흐지부지된다. 고통스러워도 더 버티겠다”고 말했다.

박임근 기자 pik007@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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