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만에 13명 증가…“대구시 대책없어 전전긍긍”
대구에서 시작된 홍역이 경북지역으로 확산될 조짐이어서 대구시와 보건당국이 전전긍긍하고 있다. 2006년 ‘홍역 퇴치국가’를 선언한 우리나라에서 특정 지역에서 단기간에 홍역 환자가 집중 발생한 것은 이례적이다. 질병관리본부는 대구 홍역이 해외에서 유입된 바이러스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대구시는 14일 “대구와 경북지역에서 홍역환자 13명이 발생해 이 가운데 7명이 종합병원에서 입원 치료중”이라고 밝혔다. 나머지 6명은 최대 잠복기간인 14일이 지나 이미 퇴원을 했다고 시는 덧붙였다.
대구시 말을 종합하면 홍역 환자들은 대구시내 ㅈ소아과와 대구파티마병원에서 최초 감염된 것으로 보인다. 백윤자 대구시 보건복지국장은 “경북에서 홍역에 걸린 2명중 1명은 대구파티마병원, 나머지 1명은 ㅈ 소아과를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고, 경기도에 살고 있는 1명은 대구 파타마병원에서 이미 감염된 21개월된 남자아기와 접촉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달새 홍역환자 14명이 발생했지만 대구시는 환자와 접촉한 이들 5280여명에게 문자를 보내 증상 유무를 확인하는 것 외엔 별달리 취할 조치가 없다. 김미향 대구시 보건건강과장은 “홍역환자가 병원 등 폐쇄적인 공간에서 만난 접촉자만 파악중이다. 일상생활에서 만난 사람들도 감염 가능성이 충분하지만 현실적으로 소재파악을 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대구시의 한 관계자는 “오늘 추가 환자가 발생할지, 내일 발생할지 예측할 수 없어 불안하다. 지난 11일 확진받은 환자와 접촉했던 이들의 바이러스 잠복 기간이 이달 말까지다. 그때까지 상황을 지켜보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김신우 경북대 의대 감염내과 교수는 “지역사회에서 홍역 감염이 당장 멈출 것 같지 않다. 환자가 입원하면서 항체가 없는 병원의료진에게 전염을 시키는 상황이고, 접촉자 관리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상길 대구시 행정부시장은 ’대구지역 종합병원 7곳과 소아과병원에 근무하는 의료인력, 보건소, 119소방서 등에 근무하는 직원들을 합쳐 모두 1만8천여명에 대해 항체여부를 검사한 뒤 홍역예방 접종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국내에서 홍역환자는 연간 10~100명 정도 발생한다. 홍역은 치사율은 낮지만 전염성이 강해 2종 법정전염병으로 지정돼있다.
글·사진 구대선 기자 sunny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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