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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만8000원 입금 안했다고…택배기사 해고한 CJ대한통운

등록 2019-01-16 17:44수정 2019-01-16 20:49

대리점 “대리점 생존 달린 문제…횡령 묵인 못해”
택배기사 “피로누적으로 전산입력 누락했을 뿐”
노조 “노조활동 이유로 부당해고…즉각 철회하라”
16일 부산 중구 씨제이(CJ) 대한통운 부산지사 앞에서 전국택배연대노조 부산지부가 노조 탄압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16일 부산 중구 씨제이(CJ) 대한통운 부산지사 앞에서 전국택배연대노조 부산지부가 노조 탄압 중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전국택배연대노조 부산지부는 16일 중구에 있는 씨제이 대한통운 부산지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씨제이 대한통운과 계약한 ㅅ대리점이 노조 활동을 한다는 이유로 확인되지 않은 허위사실을 들며 택배 기사 ㅇ씨를 부당해고했다. 해고를 즉각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노조와 경찰 등의 말을 들어보면 ㅇ씨는 지난달 26~27일 수거한 착불 택배 7건을 배달지역 담당 배송기사에게 직접 전달했다. 대리점 쪽에 알리거나 전산등록을 하지 않았다. 대리점 쪽은 지난 8일 “택배 7건 착불 운송료 2만8000원을 업무상 보관하다가 횡령했다”며 ㅇ씨한테 21일자로 해고 통보했다. 또 ㅇ씨를 횡령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ㅇ씨는 “하루에 많게는 택배 450건을 배달해야 한다. 일찍 마치면 밤 8시고, 늦으면 밤 11시다. 그날도 14시간 이상 일했다. 피로가 누적돼 전산등록을 빼먹은 것은 인정하지만, 횡령하지 않았다. 대리점 쪽에서는 내 말도 듣지 않고 일방적으로 해고 통보했다. 열악한 현실과 불합리한 구조를 바꾸려고 노조에 가입해 활동하고 있는데, 이는 노조 탄압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노조도 “ㅇ씨는 당일 집화업무를 했고, 운임은 착불이었다. 운임을 빼돌렸다는 주장은 어불성설이다. 확인되지도 않은 허위사실로 해고를 통보했다. ㅅ대리점에는 택배 기사 15명이 있는데, 7명이 노조원이다. 대리점 쪽은 조합원에게 노조 탈퇴를 종용하고, 조합원에게 폭행·폭언을 일삼았다. 노조와의 교섭도 응하지 않아 부산지방노동위원회에서 지난달 조정중지를 결정했다. 이날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들어갈 것”이라고 했다.

ㅅ대리점 관계자는 “ㅇ씨와 배달기사 둘이서 운임을 나눠 가지자는 말을 들은 증인이 있다. 운임을 빼돌린 사실이 확인되면 폐점 사유가 된다. 씨제이 대한통운과 재계약을 할 수 없게 된다. 직원들이 직장을 잃게 된다. 노조 관련 문제가 아니다. 대리점 생존 문제다. 잘못된 것을 바로잡으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고소를 접수한 경찰은 “양쪽 주장이 크게 엇갈린다. 관련자 진술 청취, 관련 자료 등을 검토해 자세히 살펴보고 있다”고 말했다.

글·사진 김영동 기자 yd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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