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환 경기 파주시장이 지난해 7월 취임한 뒤 ‘평화협력티에프팀’ 설치에 관해 첫 결재를 하고 있다. 파주시 제공
통일경제특구 유치를 놓고 물밑경쟁을 벌이는 경기 파주시와 고양시가 올해 첫 정기인사에서 나란히 ‘평화’를 앞세운 조직개편을 단행하고 남북교류협력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채비를 갖췄다.
17일 각 지방정부의 설명을 들어보면, 파주시는 지난 7일 남북협력팀, 통일기반조성팀, 국제협력팀 등 3개팀 12명으로 평화협력과를 출범했다. 개방형으로 공개 모집한 초대 평화협력과장에는 약 10대 1의 경쟁을 뚫고 한경준(55) 전 기업지원과장이 선출됐다.
파주시는 지난해 민선 7기 출범이후 각 분야 전문가들로 ‘파주시 남북교류협력위원회’를 꾸리고, 남북 교류의 마중물이 될 기금 약 27억원을 조성했다. 파주시는 북 개성시 등과 농업, 문화, 체육, 청소년, 학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교류와 협력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특히 비무장지대(DMZ)의 남 대성동과 북 기정동 사이를 가르는 임진강 지류 하천인 사천강에 대한 남북공동조사를 제안했다. 남북 경계하천인 사천강은 준설이나 제방 등 하천 관리를 할 수 없어 해마다 큰 비가 오면 범람해 농작물 피해를 입어왔다.
최종환 파주시장은 지난 16일 열린 새해 기자회견에서 “지난해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을 비롯해 남북 정상회담의 중심에 파주가 있었다. 현재 통일경제특구 지정을 위한 용역이 완료돼 종합계획 수립은 물론 경기도, 통일부, 국회 등과 긴밀한 협력관계를 구축해 통일경제특구를 꼭 이뤄내겠다”고 밝혔다. 최 시장은 취임이후 첫 결재를 ‘남북협력티에프팀’ 설치에 대해 할 만큼 남북교류협력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한경준 과장은 “경기도와 통일부를 통해 개성시와의 교류협력사업을 많이 제안했지만 아직 가시적인 성과는 없는 상태”라며 “사천강의 경우 하천 공동관리 차원에서 한강하구처럼 남북 합동조사를 통해 침수 원인을 파악하고 예방 대책을 세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준 고양시장이 지난 8일 새해기자간담회에서 ‘평화경제’ 실현에 대해 강조하고 있다. 고양시 제공
고양시도 지난 16일 조직개편을 통해 시장 직속기구로 ‘평화미래정책관’을 신설하고 박노철(56) 현 의회사무국 전문위원을 초대 평화미래정책관으로 선임했다.
평화협력팀, 미래비전팀 등 5개팀으로 꾸려진 고양시 평화미래정책관은 남북교류를 비롯해 새청사 건립, 환경시설 대책방안, 통일경제특구 등 민선 7기 역점사업들을 추진한다. 고양시는 통일경제특구를 유치해 남북경협의 전진기지와 자족도시 기반을 갖추고, 남북경제교류 관련 기업 유치, 남북 공동 콘텐츠제작지원센터 설립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킨텍스 주변과 일산호수공원에 북쪽 연락사무소와 평양 옥류관을 유치해 남북교류의 거점으로 삼겠다는 방침이다.
이재준 고양시장은 지난 8일 새해 기자간담회에서 “도시 스스로 자족해 나가기 위한 평화경제를 실현해나가겠다”며 “통일경제특구 유치와 함께, 남북간 통일에 앞서 문화통일을 이루기 위해 고양시가 ‘남북표준 시범도시’를 선도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박경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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