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통일문화재단과 부산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은 지난해 8월30일 오후 러시아 사할린 유즈노사할린스크시 록산원 농장에서 ‘사할린 강제징용 무연고 희생자 추모관’ 준공식을 열었다. 2015년 8월 착공한 지 3년만이다. 한겨레통일문화재단 제공
일제강점기 조선인들이 강제 징용을 갔던 러시아 사할린에서 3·1절 10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가 열린다.
21년째 인도적 대북지원활동을 펼치는 부산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은 “다음달 28일부터 3월1일까지 2박3일 동안 사할린주의 주도인 유즈노사할린스크시에서 3·1만세운동 100주년을 기념하는 역사 기행을 한다”고 18일 밝혔다.
참가자들은 28일 새벽 6시 김해공항을 출발해 현지 시각 오후 2시10분 유즈노사할린스크공항에 도착해서 ‘사할린 강제징용 무연고 희생자 추모관’을 참배한다. 추모관은 지난해 8월 부산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이 성금을 모아 만들었다. 이곳에는 일제강점기 사할린에 끌려가서 고국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숨진 무연고 희생자 7000여명의 이름을 새긴 위패가 있다.
참가자들은 같은날 저녁 6시30분 추모관에서 ‘사할린 동포와 함께하는 3·1절 100주년 기념 강연회’에 참석한다. 3·1운동의 배경과 전개과정, 의의 등을 듣고 안현수 유즈노사할린스크시 노인회장과 림종환 유즈노사할린스크시 한인회장 등이 토론을 한다.
29일엔 강제징용 희생자들의 주검이 많이 묻힌 유즈노사할린스크시 제1공원묘역 합동추모비를 참배하고 사할린 강제징용자들이 8·15 해방 뒤 고국으로 돌아가기 위해 귀국선을 기다렸던 코르사코프 항구의 망향탑을 찾는다.
러시아 사할린 유즈노사할린스크시의 ‘사할린 강제징용 무연고 희생자 추모관’에는 무연고 강제징용 희생자 7000여명의 위패가 있다. 부산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제공
참가자들은 30일 사할린 시내를 둘러본 뒤 밤에 부산에 도착한다. 리인수 부산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사무총장은 “사할린 동포들은 3·1절이 있는지도 모르고 3·1절을 기념하는 행사도 열린 적이 없다. 이번 역사기행을 통해 사할린 동포가 3·1만세운동을 제대로 알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사할린 동포는 일제가 대한제국의 외교권을 빼앗은 1905년부터 1945년까지 남사할린에 끌려가 탄광과 군수공장에서 일했다. 40년 동안 5만여명이 끌려갔고 일부는 일본 규슈로 다시 끌려갔다고 한다. 일본은 패망 뒤 사할린에 귀국선을 보내지 않았고 러시아도 송환을 외면해 강제징용자들은 한 명도 고국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1994년 한·일 정부가 뒤늦게 사할린 동포의 시범 송환에 합의했고 1997~2015년 1세대 가운데 3000여명만 남한으로 돌아왔다. 현재 2~3세대 2만5000여명이 사할린에 살고 있다. (051)442-6320. 김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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