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사는 여성 2명 가운데 1명이 우리 사회가 “불안하다”고 인식했으며 , 여성 10명 가운데 7명 가량은 ‘범죄 발생’ 때문에 불안하다고 답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시와 서울시 여성가족재단은 지난해 4∼12월 서울지방경찰청, 서울소방재난본부 등의 자료 등을 바탕으로 ‘2018년 서울시 성인지 통계’를 작성해 20일 발표했다. ‘성인지 통계’는 기존 조사나 통계를 재가공해 남녀로 통계를 구분, 성별 불평등 현상에 대해 조사하기 위해 만든 통계다. 시가 2016년 통계청 ‘사회조사’를 분석해 이날 내놓은 조사 결과를 보면, 서울에 사는 여성 50.3%가 우리 사회에 대해 “불안하다”고 인식했다. 남성은 해당 물음에 37.9%가 “불안하다”고 답했다. 특히 20대(63%), 30대(59.2%) 여성층에서 불안감을 호소하는 답변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여성들이 한국사회가 “불안하다”다고 느끼는 원인으로는 ‘범죄 발생’(71.9%)이 가장 높게 꼽혔다. 20대 여성의 79.6%, 30대 여성의 75.7%가 범죄에 대한 두려움이 크다고 답했다. 여성과 남성의 불안감 격차는 20대(30.2%포인트)에서 가장 크게 나타났으며, 지난 6년간 여성의 범죄피해 불안감은 7.6%포인트나 상승해 남성의 불안감 상승(1.3%포인트)보다 6배나 높았다.
실제로 서울지방경찰청의 강력범죄(살인·강도·방화·성폭력 등) 2017년 피해 현황을 성별로 분석해보니 여성 피해자가 90%에 달했다. 특히 성폭력 피해자의 93.5%는 여성이다. 최근 3년(2015~2017년) 동안 서울시 살인(10% 감소)·강도(38.8% 감소)·방화(28.6% 감소) 발생은 줄고 있지만, 성폭력 범죄는 증가세(27.8% 증가)를 이어가고 있다. 게다가 성폭력 범죄자의 재범률은 6.9%로 조사됐다.
그러나 성폭력 혐의가 재판으로 이어지는 것은 많지 않았다. 서울고등검찰청의 최근 3년(2015~2017년) 사이 강력범죄 유형별 평균 기소율 자료를 보면, 강력범죄 가운데 성폭력의 기소율(31.7%)이 가장 낮았다. 강도가 53.7%로 가장 높았으며, 살인 44.3%, 방화 33.8% 순이었다.
채윤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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