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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로 소상공인 “재개발 중단 환영”…땅주인 “시민 우롱”

등록 2019-01-23 18:11수정 2019-01-23 19:21

상공인 “작년 크리스마스 청계천에서 쫓겨나…
청계천은 유례 없는 50년 장인들의 공간”
땅주인 “주택공급 발표하고 한 달만에…
시행인가 마쳤는데…주민 우롱하는 처사”
백년가게 수호 국민운동본부, 민주평화당, 소상공인연합회 등이 23일 오후 서울 을지로동 주민센터에서“백년가게 특별법 제정을 위한 소상공인 증언대회”를 마친 뒤 인근 공구 상가등을 둘러보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백년가게 수호 국민운동본부, 민주평화당, 소상공인연합회 등이 23일 오후 서울 을지로동 주민센터에서“백년가게 특별법 제정을 위한 소상공인 증언대회”를 마친 뒤 인근 공구 상가등을 둘러보고 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저는 지난달 25일 크리스마스에 청계천에서 이삿짐을 빼서 경기도 외진 곳으로 갔습니다. 교회를 다니지는 않는 저에게도 이날은 축복받고 성스러운 날이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속으로 눈물을 훔치며 짐을 옮겨야 했습니다다. 저는 평생 이 날을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28년동안 청계천 공구상가 단지에서 일했던 박헌식 선일공구 대표가 23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을지로동주민센터에서 열린 ‘백년가게 특별법 제정을 위한 소상공인 증언대회’에 참여해 참담한 표정으로 지난 크리스마스를 회상했다. 박 대표의 선일공구는 세운재정비촉진지구 세운 3-4구역으로 세운 3-1·5구역과 함께 지난해 사업시행인가를 거쳐 관리처분인가가 나 현재 철거가 진행 중인 곳이다.

같은 날 오후 1시 청계천·을지로보존연대와 함께하는 소상공인들도 서울시청앞에 모였다. 세운 3-2구역에서 60년 이상 운영된 신아주물의 김학률 대표는 “청계천은 재개발 제한구역으로 40년 이상 묶여있어서 건물도 못 고쳤다. 한 군데서 서로 협업할 수 있는 청계천 같은 ‘원포인트 시스템’이 세계에 또 없다고 본다”며 “사람 손으로 만들어진 공간이 아니고 스스로 생존한 공간이다. 30∼50년동안 각자 분야에서 전문가, 장인 정신으로 일하는데 안타깝다”고 호소했다.

청계천·을지로 일대 땅주인들이 모인 ‘세운3구역 토지주 420인’이 제시한 을지면옥 이윤상 대표의 정비사업시행계획 동의서. 채윤태 기자
청계천·을지로 일대 땅주인들이 모인 ‘세운3구역 토지주 420인’이 제시한 을지면옥 이윤상 대표의 정비사업시행계획 동의서. 채윤태 기자
이날 서울시가 청계천·을지로 공구상 거리를 보존하겠다는 발표한 데 대해 박은선 청계천을지로보존연대 활동가는 “서울시가 철거를 중단하겠다고 발표한 것은 환영한다”면서도 “세운 3구역을 어떻게 보존해나갈지에 대한 구체적 언급이 없어서 우려된다. 을지로·청계천 상가는 하나의 몸, 유기체다. 재개발 계획은 팔, 다리를 잘라내는 것과 같다. 이게 대안이면 누가 받아들이겠는가”라고 지적했다.

같은 시각 바로 인접한 서울시청 동쪽 광장에서는 청계천·을지로 지역 땅주인들이 모였다. ‘세운3구역 토지주 420인’은 “서울시가 무려 3년 동안 건축심의 및 사업시행인가 절차까지 마쳐 추진되고 있는 재개발 사업을 이제 와서 전면 재검토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며 “서울시 스스로 지역 상인의 이주를 독려해놓고 이제와서 그 입장을 180도 바꾸는 것에 대해 우리들은 도무지 납득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서울시가 지난해 12월말 도시환경개선의 일환으로 세운재정비촉진지구의 경우 주거비율을 90%까지 높이는 등 주택공급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는데, 한 달도 안 돼서 재개발사업을 전면 재검토한다는 것은 주민들을 우롱하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그러면서 재개발을 반대하고 있는 세운 3-2구역에 위치한 을지면옥에 대해 “을지면옥은 2006년 10월 세운재정비촉진지구 지정 이후 세운3구역 정비사업 추진위원회 임원이었고 적극적으로 세운 3구역 개발사업을 추진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을지면옥을 비롯한 3-2구역 땅주인 14명은 2017년 7월 서울 중구청을 상대로 사업시행인가 무효확인소송을 제기했다.

채윤태 기자 cha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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